[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상장기업의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일부 상장사들이 자사주를 특별관계자에게 처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자사주를 활용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사주 취득가격에 비해 낮은 가격에 자사주를 처분해 배임 소지가 있다는 평가나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솔본은 지난 2일 자사주 167만9052주 전량을 계열회사인 테크하임에 주당 4080원에 매각했다.
솔본은 솔본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한 16개의 계열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지주회사다. 테크하임은 솔본의 종속회사인 인피니트헬스케어의 자회사로 솔본의 손자회사에 해당하는 의료용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다. 공정거래법 상 손자회사가 지주회사의 지분을 소유할 수 없지만, 솔본은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손자회사가 모회사 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

그렇지만 솔본의 부채비율이 3월말 기준 4.45%에 불과할 정도로 자금 소요가 없는 상황에서 '중장기 경영자금 확보'를 위해 자사주를 68억5000만원에 처분할 필요성이 있느냐는 지적이다. 또 솔본의 자사주 매각가는 2006~2008년 자사주 취득가 평균 가격(4790원)과 비교해 지나치게 낮은 가격이다.
솔본의 최대주주는 홍기태 회장(19.48%)과 이혜숙 부회장(14.45%) 및 포커스신문사(12.35%), 솔본미디어(1.99%) 등 합산 지분율이 48.28%다. 경영권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자사주 소각이 아니라 계열회사에 처분해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진양제약은 자사주를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에게 헐값에 처분했다.
진양제약은 지난 2일 자사주 32만주를 최윤환 회장에게 20억4800만원(1주당 6400원)에 처분했다.

진양제약은 최재준 사장이 지분 23.2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최 회장이 0.47%를 소유하고 있다. 최 사장 등 최대주주 지분이 24.50%에 불과한 상황에서 자사주를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사용했다는 지적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더구나 진양제약은 2022년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40만1834주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세 차례에 걸친 자사주 취득가격이 각각 6293원, 6407원, 6445원이다. 자사주 취득 평균 가격이 6382원이라는 점에서 자사주 처분 가격은 취득가격에 비해 0.3% 할증된 수준에 불과하다. 사실상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사주를 헐값에 처분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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