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美, K바이오 압박 수위 고조⋯200% 관세 가능성은?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저약가 국가'로 한국 지목⋯"미국 제약사 신약 가치 저평가"
트럼프, 200% 고관세 부과 예고⋯"시행 땐 K바이오 부담↑"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미국 제약 업계가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을 '저약가 국가'로 지목하며 무역 협상을 통한 제도 개혁을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미 정부는 수입 의약품에 최대 200% 관세를 예고하며 외국 제약사의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실제 고율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5.04.02 [사진=REUTERS/연합뉴스 제공]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5.04.02 [사진=REUTERS/연합뉴스 제공]

10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미국제약협회(PhRMA)는 최근 한국을 자국 의약품 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국가 중 하나로 지목했다. 이외에도 일본,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유럽연합(EU) 등이 포함됐다. PhRMA는 미국 정부가 무역 협상을 통해 이들 국가의 약가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한 상태다.

PhRMA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 따르면, 자국 제약사가 한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복잡한 과정이 요구되고, 이로 인해 자국 신약이 유통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국 정부의 약가 책정 방식이 자국의 신약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현재 USTR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 발효된 행정명령에 따라 외국 정부의 약가 정책을 조사 중이며, PhRMA 등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PhRMA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신약 예산 비율이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라고도 비판했다.

PhRMA 측은 "USTR이 향후 무역협상에서 이들 국가에 제도 개혁을 요구하는 협상카드로 활용하길 바란다"며 "약가 규제 철폐, 공정한 신약 보상, 신약 지식재산권(IP)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최대 재계 단체인 미국상공회의소도 한국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약가를 낮게 책정해 자국 신약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의견을 USTR에 제출했다. 한국의 GDP 대비 신약 예산은 0.09%로, 미국(0.78%), 스페인(0.53%), 이탈리아(0.46%), 일본(0.4%)보다 낮은 수치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밝히지 않았지만, 최대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둔 뒤 수입 의약품에 2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조치는 외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투자 등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유도하려는 의도가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대응해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일라이릴리는 향후 5년간 270억 달러(약 38조원)를 투자하고, 신규 생산기지 4곳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노바티스도 230억 달러(약 31조원)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존슨앤존슨(J&J)도 마찬가지로 미국 내 제조 확대를 위해 550억 달러(약 75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200% 관세 부과가 실제로 시행될 경우, 현지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1994년 체결된 세계무역기구(WTO) 의약품 협정에 따라 의약품 및 의약품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왔다. 이 협정에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연합, 일본, 캐나다, 스위스,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의약품에 대한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5.04.02 [사진=REUTERS/연합뉴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의 국빈식당(State Dining Room)에서 열린 '인베스트 아메리카(Invest America)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6.09 [사진=REUTERS/연합뉴스 제공]

국내 기업들은 지난 10년간 미국 수출을 꾸준히 늘려왔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의약품의 미국 수출액은 13억5900만 달러(약 1조9700억 원)로 집계됐다. 2015년 3300만 달러(약 470억원)에 불과했던 수출액은 2019년 4억3500만 달러(약 6310억원)로 4년 만에 13배 이상 증가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수출은 더욱 확대됐고, 2021년에는 처음으로 10억 달러(약 1조4300억원)를 돌파했다.

업계는 관세 부과 계획이 이르면 이달 말쯤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유예기간 부여는 그간 업계의 우려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업계는 최대 200%라는 관세율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다만 미국의 원료의약품(API) 수입 의존도가 높고, 환자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실제로 200% 관세율이 최종 반영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美, K바이오 압박 수위 고조⋯200% 관세 가능성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



포토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