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베트남 정부가 저출산과 성비 불균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딸만 있는 가정을 대상으로 물질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3일(현지시간)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1일 하노이에서 열린 세계 인구의 날 기념식에서 다오 홍 란(Dao Hong Lan) 베트남 보건부 장관은 "국가 차원의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인구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 정부가 저출산과 성비 불균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딸만 있는 가정을 대상으로 물질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321f56212846a3.jpg)
보건부가 준비 중인 핵심 정책에는 △자녀 양육 장려금 △출산 전후 건강검진 지원 △자녀가 있는 가정을 위한 주거 보조 △딸만 있는 가정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베트남의 출산율은 이미 인구유지 수준을 밑돌고 있다. 보건부에 따르면, 2024년 베트남 여성 1인당 합계출산율은 1.91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출생 성비 불균형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같은 해 출생아 100명당 남아는 111.4명으로, 자연적 성비(105:100)를 크게 상회했다. 베트남 정부는 수년간 성비 불균형 해소 정책을 시행해 왔지만, 여전히 뿌리 깊은 아들 선호 문화가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지역에서는 10대 임신, 조혼, 근친혼 등 취약 출산 유형도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중부 고원지대와 북부 산악지역에서는 이 같은 출산이 전체의 21.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정부가 저출산과 성비 불균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딸만 있는 가정을 대상으로 물질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68062c9cf5c6f7.jpg)
고령화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평균 기대수명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기간은 평균 65세로 짧은 편이다. 특히 다수의 고령층이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오는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적용될 국가 보건·인구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인구법 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종합계획에는 △혼인 전 건강검진 의무화 △선천성 질환 치료 지원 △노인 돌봄 체계 강화 △노인의료 전문 학생에 대한 학비 감면과 장학금 지원 등이 포함된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유엔 관계자들은 베트남 정부의 인구정책 추진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폴린 타메시스 유엔 상주조정관은 "유엔은 생식 건강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청소년 대상 성교육 확대를 위해 베트남 정부의 노력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트 잭슨 유엔인구기금(UNFPA) 베트남 대표도 "재생산권 보장은 지속가능한 발전의 핵심 요소"라며 "충분한 정보와 선택권을 갖는 개인이 늘어날수록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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