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AI 서버·전장용 MLCC 사업 확대"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서버와 자동차에 들어가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을 강화한다. 스마트폰과 PC용 MLCC의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둔화하고 AI와 전기차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MLCC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MLCC는 전기를 저장한 뒤 반도체에 안정적으로 공급해 회로의 원활한 동작을 돕는 부품이다. 크기는 0.2㎜*0.1㎜부터 5.7㎜*5.0㎜까지 다양하며 휴대폰·PC·자동차 등 전자기기에 폭넓게 적용된다. 특히 AI 서버나 자율주행차처럼 고성능·고전압을 요구하는 제품에는 고신뢰성 MLCC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기 MLCC 개발팀 이민곤 상무는 14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삼성전기 학습회'를 갖고 "삼성전기는 소형 파우더를 만들 수 있는 제작 공법을 확보한 상태"라며 "고난도 공정 역량을 바탕으로 AI 서버와 전장용 MLCC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연간 전체 매출은 약 10조원 규모로, 현재 전장용 MLCC 매출 전체의 10% 수준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올해 미래 성장 사업인 전장 및 AI 서버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여전히 MLCC 매출의 약 80%는 스마트폰용 등이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AI 서버와 전장용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지만, 기존 부문을 버리고 간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기존 분야는 계속 끌고 가면서, 성장성이 높은 AI서버·전장용 시장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세계 AI 서버 시장은 2024년 1429억달러(약 196조원)에서 2030년 8378억달러(약 115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민곤 상무는 "컴퓨팅 파워가 높아질수록 MLCC 사용량이 함께 증가한다"며 "같은 서버라도 신제품으로 바뀌면 MLCC 탑재 수량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이 같은 수요 확대에 발맞춰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이미 약 40%의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수원·부산사업장에서 연구개발 및 신기종·원료 생산을, 중국 텐진과 필리핀 생산법인에서는 대량 양산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전장 부문에서는 자율주행 핵심 기술인 ADAS(첨단 운전 보조 시스템)와 전기차용 고전압 부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MLCC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2021년에는 ADAS용 MLCC 2종을 개발, 2022년에는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MLCC 13종을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16V급 세계 최고용량의 ADAS MLCC 2종과 2000V 고전압에 견딜 수 있는 전기차용 MLCC, 올해에는 라이다용 MLCC를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기는 앞으로 휴머노이드 분야에도 산업·전장용 고신뢰성 기술과 IT용 초고용량 기술을 기반으로 시장을 선점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