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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치 제고' 외치던 정구용 회장, 자사주로 지배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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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맥스·인지컨트롤스·인지디스플레이, 상호 자사주 거래
정구용·유텍솔루션, 자사주로 지배력 강화⋯"주주충실 의무 위반"

[아이뉴스24 김현동·김민희 기자] 주주가치 제고를 외치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구용 회장이 자기주식을 활용해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최근 개정된 상법의 주주 충실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자,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사용하려 한다는 점에서 배임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인지그룹의 계열회사인 싸이맥스와 인지디스플레이 이사회는 최근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전량을 각각 인지컨트롤스와 싸이맥스에 처분하기로 의결했다.

싸이맥스는 자사주 70만3815주를 최대주주인 인지컨트롤스에 약 94억원에 처분하고, 인지디스플레이는 자사주 356만주를 계열회사인 싸이맥스에 49억원에 매각한다. 또 인지컨트롤스는 자사주 64만주를 정구용 회장과 정구용 회장 일가의 가족기업인 유텍솔루션에 약 39억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정구용 회장은 인지컨트롤스의 최대주주이고, 유텍솔루션은 관계사다.

인지그룹 계열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을 최대주주와 계열회사에 매각해 정구용 회장과 가족기업의 유텍솔루션의 지배력 강화에 악용하고 있다.
인지그룹 계열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을 최대주주와 계열회사에 매각해 정구용 회장과 가족기업의 유텍솔루션의 지배력 강화에 악용하고 있다.

싸이맥스·인지디스플레이·인지컨트롤스의 자사주 상호 거래를 통해 '정구용·유텍솔루션→인지컨트롤스→싸이맥스→인지디스플레이'라는 출자 관계가 강화된다. 정구용 회장과 유텍솔루션의 인지컨트롤스에 대한 지분율이 자사주 매입 전 31.32%에서 35.38%로 늘어나고, 인지컨트롤스의 싸이맥스에 대한 지분율 역시 자사주 매입 이전 15.27%에서 매입 이후 21.71%로 확대된다. 인지그룹은 정구용 회장의 자녀들인 정장환·정혜은·정혜승 등이 100% 보유한 유텍솔루션과 인지컨트롤스를 양대 축으로 싸이맥스와 인지디스플레이를 지배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인지컨트롤스는 과거 주가 안정 목적에서 자사주를 취득했으나, 유동성 확보 목적으로 자사주를 처분했다.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자사주를 취득해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던 싸이맥스는 운영자금 확보 목적으로 자사주를 인지컨트롤스에 매각했다. 결국 인지컨트롤스의 자금 목적이 계열사 지분 확대였던 셈이다. 인지디스플레이 역시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유동성 확보 목적에서 계열회사인 싸이맥스에 처분했다. 주주가치 제고라는 자사주 보유 목적에 위배되는 자사주 처분 결정이다.

국내 상장법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인 정구용 회장은 지난해 열린 '기업 밸류업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 세미나'에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본인이 지배하는 상장법인의 자사주를 활용해 자신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모순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취득했던 자사주를 지배주주의 지배력 확대에 전용했다는 점에서 주주 충실 의무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회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 행위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법인을 대변한다는 자가 자사주를 활용해 사익 편취 행위를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식 비스타글로벌자산운용 변호사는 "외국에서는 지배주주의 경영권 확대를 위한 자사주 처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자사주를 우호 세력에 처분하는 것은 상법의 주주충실 의무 위반으로 볼 수 있고, 처분 금지 가처분소송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김민희 기자(minim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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