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6·27대책(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이 3주 연속 축소된 가운데 집값 오름세를 주도했던 주요지역별 가격상승률 둔화현상에도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서초·송파구 등 강남권 일부는 마포·성동구보다 조정 폭이 덜해 것이다. 강남권이 먼저 오르고 내릴 때는 상대적으로 천천히 내리는 현상이 재연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7월 2주(지난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19% 상승해 전 주(0.29%)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6·27대책 발표 이후 3주 연속 상승 폭이 줄어들며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그러나 여전히 올해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주요 선호지역들은 서울 평균보다 높은 가격 상승 폭을 보이고 있다.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중에서 서울 전체 평균 오름폭(0.19%)보다 낮은 곳은 강남구(0.15%) 1곳이었고 나머지 5곳은 모두 오름폭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성동구가 한 주새 0.45% 올라 25개 자치구 중에서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송파구와 서초구도 0.36%, 0.32% 상승하며 상승률이 세 번째, 네 번째로 높았다. 용산구 0.26%, 마포구 0.24%, 동작구 0.23% 오르며 서울 평균 오름폭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fdcef134489c1.jpg)
특이점은 6·27대책 발표 전과 비교하면 자치구별 온도차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마포구는 6월 4주에 0.98%까지 오르며 한 주새 1%가까이 올랐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주 0.24% 오르면서 상승 폭이 0.74%포인트(p)나 축소됐다. 강남구와 성동구도 이번주에 0.15%, 0.45% 오르는 데 그쳐 같은 기간 상승 폭이 0.69%p, 0.54%p 줄었다.
송파구와 서초구는 이번주에 0.36, 0.32% 상승해 같은 기간 오름 폭이 0.52%p, 0.45%p 축소돼 마포구에 비해서는 덜했다.
단기간에 마포구와 성동구의 아파트값은 6·27대책 발표 후 상승 폭도 빠르게 조정되는 데 비해 서초구와 송파구 등 일부 강남권의 경우 조정 폭이 덜하다는 얘기다.
더욱이 올해 들어 7월2주까지 서울에서 누적 기준으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송파구로 10.2%나 상승했다. 이어 강남구 9.16%, 서초구 8.7% 순으로 상승률이 컸고, 그 뒤로 성동구가 7.91%, 마포구 6.9% 순이었다.
마포구와 성동구 등은 단기간에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고 해도 강남권보다는 누적 기준으로는 상승 폭이 덜한 것이다.
이는 6·27대책이 대출 규제이기 때문이다. 선호 지역 중에서도 레버리지를 활용한 주택 구입에 민감한 지역이 대책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주간 변동률을 기준으로 서울 평균에 비해 성동, 마포, 서초, 송파 등 선호지역의 상승률이 높으며, 주간 변동률이라 해도 작다고만 판단하긴 어렵다"며 "전반적으로 상승 폭이 둔화됐다고 해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어 가격 상승세 둔화에 대해서는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 랩장은 마포구 등에 대해 "최고점 대비해 상승 폭 둔화가 덜해 보이는 이유는 대출 민감도가 더 높았기 때문으로 봐야할 것"이라며 "해당 지역들은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가능하고 호가를 기준으로 보면 15억원 정도 되는 지역으로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대책으로 상대적으로 주택수요자들이 허들이 더 높아졌다고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단기간에 과열된 마포, 성동구에 비해 강남권은 이미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재지정으로 손발이 묶인 데다, 현금 여력이 큰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 대출 규제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강남권이 가격을 주도하면서 서울 전체로 번지고, 가격이 오르는 과정에서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주택시장이 급랭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마포구와 성동구 등은 단기간에 많이 오른 피로감으로 인해 빠르게 탄력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강남권은 마포·성동 지역이 급하게 오르기 전부터 오름세였고 이미 투기과열지구에 토허구역까지 지정된 상황에서 대출 규제로 인한 충격이 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마포와 성동 지역은 갭투자가 많이 유입되는 지역인데다 대출 규제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남권에서는 신고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 6·27대책 발표일에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 76㎡가 39억7700만원(5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5월 36억2700만원(4층)에 비해 한 달여 만에 3억5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6구역에 속하는 '한양7차' 전용 110㎡는 지난 1일 53억원(1층)에 계약이 체결돼 지난해 12월 39억원(1층)보다 14억원 높은 가격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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