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30대 회사원 A씨는 7년 전부터 지키는 루틴이 있다. 외출 전 남성용 쿠션 파운데이션으로 피부 톤을 정돈하고, 컬러가 있는 립밤으로 혈색을 얹어준다. A씨는 "외모가 전부는 아니지만, 차은우가 아니라면 꾸며야 한다. 꾸미면 이득을 볼 일이 많다"면서 '맨즈 뷰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메이크업이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시대는 지났다. A씨처럼 외모를 가꾸는 남성들도 크게 늘었다.
27일 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1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20년에 1조640억을 돌파하더니, 매년 꾸준히 성장 중이다.
이런 추세를 보여주듯 지난 2021년부터 올리브영 남성 회원 매출액은 연평균 30% 성장하고 있다.

올리브영이 지난해 자사 회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남성 10명 중 9명이 '깔끔한 인상을 위해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월평균 약 23만원을 자기 관리에 지출하며, 그중 31%는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등 '뷰티'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들이 특별히 정성을 쏟는 부분은 피부 관리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외모를 가꾼다고 응답한 19~39세의 남성 8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자기 관리에서 있어 운동 다음으로 피부과 에스테틱 등 '피부 관리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피부 표현을 돕는 맨즈 쿠션이나 톤커버 로션 같은 남성 전용 메이크업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올리브영이 지난해 3분기 출시한 '맨즈 전용 톤커버 로션'은 1년 만에 매출이 약 180%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의 맨즈 브랜드 '비레디'의 연평균 성장률(CAGR)도 76.9%에 달한다.
향 제품도 인기다. 무신사의 6월 월간 랭킹 뷰티 부문에선 남성 브랜드인 '다슈 퍼퓸 데오 바디스프레이 프레쉬향'이 이름을 올렸다. 6월 24일부터 7월 23일까지 무신사 남성 고객들의 '바디 스프레이' 검색량도 전년 동기간 대비 203% 증가했다.
뷰티 업계도 '맨즈 뷰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지난달 11일 홍익문화공원 인근에 100평 규모의 남성 특화 매장을 선보이며 '맨즈 뷰티' 시장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가성비 화장품으로 뷰티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다이소도 지난 5월 아모레퍼시픽의 남성 화장품 브랜드인 '프렙 바이 비레디'를 입점시켜 제품군을 강화했다. 앞서 애경산업이 2023년 남성 화장품 브랜드인 '스니키'를 다이소에 입점시켰는데, 아모레까지 가세한 것이다.
뷰티 업계 한 관계자는 "여성 뷰티 시장은 포화상태로 경쟁이 치열한 데 반해 아직 '맨즈 뷰티' 시장은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블루오션"이라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