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부터 스테이블코인까지"⋯'디지털 결제' 전쟁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유통업계에 디지털 결제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미리 돈을 충전할 수 있게 하거나, QR코드 간편 결제를 도입하는 등 편의성을 높여 충성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쿠팡과 네이버가 디지털 결제 서비스 점유율 역시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기업들이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이달 금융 전문 자회사 무신사페이먼츠가 발행하는 선불 충전금 서비스 '무신사머니' 공식 출시했다. 패션 플랫폼 최초의 선불 충전 서비스인 무신사머니는 무신사 스토어, 29CM, 솔드아웃 등에서 충전 후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소비자들의 결제 경험을 확산하기 위해 무신사머니 생애 첫 결제 시 10%를 추가 적립해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현금처럼 쓰고, 연말정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스파오는 모바일 기반 셀프결제 서비스 '스파오더'를 내놓았다. 이는 스마트폰만으로 상품 선택부터 결제까지 마치는 완전 셀프 쇼핑 서비스다.

매장 내 QR코드를 스캔해 스파오더에 접속한 후 상품 QR코드를 스캔해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하는 방식이다. 쿠폰 또는 포인트 등 보유한 혜택도 적용할 수 있다. 결제 완료와 동시에 도난방지 태그가 자동으로 해제되는 기술이 적용되며, 고객은 별도 확인 절차 없이 매장을 나갈 수 있다.

형지글로벌은 업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 자산에 가치를 고정한 가상화폐를 말한다.

현재 관련 규제가 마련된 싱가포르에서 스테이블코인 '형지코인' 발행과 '형지페이' 도입에 나섰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진행되는 동안 형지페이를 우선 도입하고, 향후 국내 유통망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다. 형지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전국 2000여개의 유통망과 600만 고객을 묶어 통합 결제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디지털 결제 서비스 확대에 나선 건 최근 소비 패턴과 맞물려 있다. 결제 편의성을 높이고, 선불 충전금 사용을 유도하면 브랜드 충성도 역시 올라가는 흐름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같은 상품을 다양한 채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유통 시장에서 직관적이고 빠른 결제 시스템이 하나의 전략으로 떠오른 것이다.

업계에서 소비자들이 간편 결제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은 네이버와 쿠팡이다. 네이버의 간편 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 올해 2분기 말 기준 선불 충전금은 1678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6% 증가했다. 쿠팡의 선불 충전금은 2분기 1196억원으로 같은 기간 0.4% 소폭 줄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4%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 결제는 소비자들이 언제든 해당 플랫폼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며 "단순한 기술적인 발전을 넘어 소비자들을 이끄는 중요 수단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