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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LG전자, 3일 걸릴 가전 부품 검증 AI로 1분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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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생산기술원 김상국 연구위원
세계 3대 AI학회서 5월 논문 공식채택
사출 공정 AI 적용 3~4일 걸릴 일 1분대
"내년 구조·유동해석 분야도 AI 적용할 것"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LG전자가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년 내 업무의 30% 이상을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자율화·효율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AI 기술을 고객 가치 제고 뿐 만 아니라 제품 개발과 생산 등에 폭넓게 적용해 업무를 효율화 하겠다는 것이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은 회사가 가고자 하는 AI 기반 자율화·효율화를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최일선 선발대(最一線 先發隊)다.

LG전자 생산기술원 김상국 연구위원이 지난 24일 경기 평택시 LG디지털파크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 생산기술원 김상국 연구위원이 지난 24일 경기 평택시 LG디지털파크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24일 경기 평택시 진위면에 자리한 LG디지털파크에서 만난 LG전자 생산기술원 김상국 연구위원은 "AI를 활용해 부품 개발 시간을 최대 99% 줄이는 기술 관련 논문을 국제머신러닝학회(ICML)에 제출했는데 지난 5월 공식 채택됐다"고 말했다.

ICML은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3대 AI 학회로 꼽힌다. 올해에만 1만2107편의 논문이 전 세계에서 ICML에 제출됐고, 최종 채택률은 26.9%였다. LG전자가 개발한 AI 기술이 글로벌 연구자들에게도 인정받은 셈이다.

김 위원은 "플라스틱 부품을 만들기 전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미리 계산을 하는데, 이 시간이 슈퍼컴퓨터로 1~2일씩 걸렸었다"며 "우리는 3D 형상에 대한 기존 시뮬레이션 결과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새로운 3D 도면만 넣으면 AI가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AI 기술을 사출(射出) 성형 공정에 먼저 적용했다.

녹인 플라스틱을 금형(틀)에 고압으로 주입해 부품을 찍어내는 사출 성형 공정이 냉장고·세탁기 등 생활가전 제조의 핵심적인 단계이기 때문이다.

냉장고 내부 트레이, 세탁기 부품 등이 사출 성형 공정으로 생산된다. LG전자가 전 세계에 판매하는 가전에 탑재되는 만큼, 부품 1개당 생산량만 30만~40만개에 달한다.

김 위원은 "제품 개발자들이 이 기술을 더욱 쉽게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엔지니어링 AI(ENG.AI)' 플랫폼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ENG.AI 플랫폼을 살펴보니, 도면 정보를 입력하자 별도의 과정 없이 3D로 구현된 둥근 부품의 이미지를 보여줬다.

LG전자 생산기술원 김상국 연구위원이 지난 24일 경기 평택시 LG디지털파크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웹 기반 서비스 플랫폼인 ‘Eng.AI’를 활용해 냉장고용 부품 품질을 예측하는 모습. [사진=LG전자]

이 부품 이미지에는 변경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내구성이 약한) 부분은 빨간색으로, 변형이 적은 부분은 파란색이 표시돼 있었다.

김 위원은 "설계자가 사출 데이터를 기입한 캐드 파일을 입력하면, (AI가) 2분도 안 걸려서 결과를 보여준다"며 "각각의 압력과 온도에 따른 변형도 다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품) 설계 후 금형을 만들고 사출을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AI로) 미리 판단하고 수정할 수 있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부품을 설계한 후에 전문가들에게 보내서 3~4일간 해석을 받기도 했는데 그걸 1분가량으로 줄였다"고 덧붙였다.

3~4일 걸릴 일을 1분대로 줄인 것이면 대단한 일 아니냐고 묻자 "잘만 되면 굉장히 파워풀하게 되는 것"이라며 "우리가 계속 이걸 키워가려고 하는 이유"라고 답했다.

LG전자는 이 기술을 향후 구조해석, 유동해석 공정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구조해석은 부품이 내·외부 하중을 잘 버티는지, 휘거나 부러지진 않을지 판단하는 공정이다. 유동해석은 공기나 액체의 흐름 방향과 점도 등을 다룬다.

김 위원은 "TV는 뒷면에 금속이나 플라스틱 패널이 쓰이는데 구조 쪽 이슈해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해서 AI를 적용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또 "유동 해석 분야는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를 개발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AI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며 "1차적으로 LG전자 내부에서 쓰고 그룹사를 포함해 넓혀가려 한다"고 했다.

기업이 AI로 제조 효율을 높였을 때, 막대한 가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략·컨설팅기업 맥킨지는 기업들이 제조 분야에 AI를 도입할 경우 세계적으로 연간 4조4000억 달러(약 6063조원)의 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LG전자 생산기술원 김상국 연구위원이 지난 24일 경기 평택시 LG디지털파크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 생산기술원 김상국 연구위원이 지난 24일 경기 평택시 LG전자 사업장에서 아이뉴스24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자신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김 위원은 1998년 입사 후 생산기술원에서 '생산 효율성 제고'라는 한 우물만 팠다.

LG전자의 2005년 슈퍼컴퓨터 도입, 초정밀 품질 혁신 방법론이었던 '6시그마', 공장 자동화, 4차 산업혁명, 스마트 팩토리, AI까지 수많은 기술 파도를 경험했고 직접 다뤘다.

이제는 AI가 생산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가장 예리한 도구다. 또 회사가 3년 내 업무의 30% 이상을 AI로 자율화·효율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김 위원과 그 동료들도 이전보다 바쁜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은 "우리가 AI 모델도 만들었지만, 정말로 현장에서 잘 쓰이려면 회사에 쌓여있는 수많은 데이터들을 정리하고 학습 시켜야 한다"며 "사내에서도 관심이 뜨거운 만큼 올해 하반기, 내년부터는 실제 적용 사례도 많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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