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중소형 해운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운 업무에도 인공지능(AI) 등을 연계한 '해운 디지털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내 해운사 가운데 HMM을 제외하면 중소형 해운사는 디지털화를 자체적으로 진행할 여력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나서서 표준화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https://image.inews24.com/v1/8524050427932c.jpg)
세계 8위이자 국내 1위 해운기업인 HMM은 다양한 디지털화를 진행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를 확대하고 공급망을 디지털화하고 선박의 디지털라이제이션에도 적극적이다. 디지털컨테이너해운협회(DCSA, 2019년 설립)와 함께 '전자선하증권'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DCSA에는 덴마크의 머스크, 일본의 ONE, 독일의 하팍로이드 등 대형 해운사도 참여하고 있다.
전자선하증권은 화물 정보와 송화인, 수화인 등의 정보를 전자 문서화해준다. 통합 전산화 및 전자문서가 국제표준화 된다면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해운사는 사람이 주요 정보를 종이 서류 보고서나 전산에 직접 수기로 입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HMM은 국내 해운사 최초로 온라인 예약 플랫폼 'Hi-Quote'(Instant Quote, 하이퀏)를 지난 2022년 도입했다. 기존에는 고객들이 원하는 조건에 맞는 선박 공간을 찾기 위해 여러 번의 확인과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하이퀏은 고객이 입력한 화물 운송 정보를 기반으로 최적의 옵션을 추천한다. 기존에 분리돼 있던 예약과 선박 공간 확보도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HMM은 또 최근 'HMM e-Service 모바일 앱'도 출시했다. 대다수 선사의 모바일 앱은 일반화물(DC)만 예약할 수 있고, 위험화물(DG), 냉동·냉장화물(RF), 규격초화화물(OOG) 등 특수화물의 예약 기능은 지원하지 않고 있다. 반면 HMM의 모바일 앱은 모든 종류의 화물을 예약할 수 있다.
HMM은 선박 운항의 디지털라이제이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0년 국내 해운업계 최초로 오픈한 선박 종합상황실은 전 세계 바다 위에 떠 있는 HMM 선박들의 상세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축적한다. 기상 상황 등 다양한 위험 요소도 미리 감지해 선박의 안전 운항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중소형 해운회사는 그러나 이런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산화 작업은 IT부서에서 하면 되지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화된 문서 체계를 전산화하는 것은 독자적으로 하기 어렵고 정부 지원이나 국제 거버넌스 구축 등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해운 디지털화'가 시급하지만 중소형 해운사의 경우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IT와 해운을 연결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며 "중소형 해운사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 대형 화주도 중소형 해운사에 일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구체적으로 중소형 해운사를 위한 정부 차원의 전자 문서 표준화나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다른 해운사 관계자는 "해운사 간에도 급 차이가 있고, 중소형 해운사는 R&D 개발이나 자체 디지털 플랫폼 제작을 할 여력이 없다"며 "정부나 한국해운협회, 해양진흥공사 차원에서 디지털 설루션을 만들거나 전자 문서 표준화를 도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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