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최근 중국 시장을 겨냥한 H20 인공지능(AI) 칩셋 30만개를 대만 TSMC에 추가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정부가 지난 4월 도입한 중국 수출 제한 조치를 일부 완화하며 H20 판매를 다시 허용한 데 따른 조치다.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중국 국제 공급망 엑스포(CISCE) 개막식에서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무대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bbcda08901f83.jpg)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지난주 TSMC에 H20 주문을 새롭게 넣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중 한 소식통은 "중국 내 수요가 매우 강해 엔비디아가 기존 보유 재고에만 의존하기로 했던 방침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앞서 2023년 말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로 인해 H100 등 고성능 AI 칩의 중국 수출이 어려워지자, 중국 전용 모델로 연산 성능이 낮은 H20 칩을 개발해 대응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미국은 이마저도 중국 수출을 금지했으며, 엔비디아는 당시 55억달러(약 7조5000억원) 규모의 재고가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처했다.
현재 엔비디아는 약 60만~70만개의 H20 칩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지난해 한 해 동안 약 100만개의 H20칩을 판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베이징에서 "H20 주문 규모에 따라 생산 재개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공급망을 다시 가동하려면 최소 9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엔비디아는 최근 중국 고객사들에게 신규 주문을 위한 수요 예측 문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상무부로부터 필요한 수출 라이선스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7월 중순 당국으로부터 곧 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공식 승인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번 H20 수출 재개 결정은 미국과 중국 간 희토류 자원 협상의 일환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미국 의원들은 이번 조치가 AI 기술 패권을 위협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엔비디아 측은 "중국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유지해야 경쟁사인 화웨이 등으로의 전환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 IT 기업인 텐센트,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도 H20을 활용해 AI 모델을 구축해왔으며, H100 등 고성능 칩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다. 특히, 수입이 금지된 칩들의 경우 중국 내에서 수리에 대한 수요까지 급증한 상태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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