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전통 제약사들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잇달아 진입하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 만료와 글로벌 규제 완화, 시장 규모 확대 전망 등이 맞물리면서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새로운 시장 돌파구로 자리 잡고 있다.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을 연구 중인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https://image.inews24.com/v1/2d80779d47c279.jpg)
30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BS(Biosimilar)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에 발맞춰 관련 분야 전문가도 영입했다. BS 사업본부장에는 홍승서 박사가 선임됐다. 홍 본부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케어에서 각각 연구부문 사장과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바이오시밀러의 전주기 개발과 상업화를 주도한 인물로 평가된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합리적인 치료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발 기간이 짧고 리스크가 낮은 점,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 시점 도래 등이 진출 배경으로 꼽힌다.
글로벌 규제 환경도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미국 상원은 올해 4월부터 '바이오시밀러 신속 접근법안'을 추진 중이다. 이 법안은 바이오시밀러 승인 시 비교 임상과 효능 평가 등을 생략할 수 있도록 공중보건서비스법 개정을 골자로 한다. 지난달에는 바이오시밀러의 상호교환성 요건을 완화하는 '바이오시밀러 레드테이프 철폐법'도 의회에 제출됐다.
이 같은 기조는 유럽에서도 확인된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임상 1상에서 확보된 비교 평가 결과로 바이오시밀러의 유사성이 입증될 경우, 임상 3상 단계를 생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정 임상 요건을 충족하면 개발 과정을 단축하면서도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일한 안전성, 효능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기관 인사이트마켓리서치컨설팅그룹(IMARC Group)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지난해 265억 달러(약 36조원) 규모에서 오는 2033년까지 1851억 달러(약 25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부터 2029년까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10개국 시장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만료로 독점권이 사라지면서, 빅파마의 손실 규모가 2200억 달러(약 306조원) 규모 손실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웅제약은 그간 축적한 단백질의약품 개발 역량과 제휴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초기에는 국내외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과 협력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자체 제조시설을 확보해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내재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첫 파이프라인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쓰이는 '듀피젠트' 바이오시밀러다. 듀피젠트는 사노피와 리제네론이 공동 개발했으며, 2029년 물질 특허가 만료된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뛰어든 전통 제약사는 대웅제약만이 아니다. 종근당과 동아에스티도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을 연구 중인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https://image.inews24.com/v1/aa7ab22cb9a057.jpg)
종근당은 2018년 빈혈 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인 '네스벨' 개발에 성공해 이듬해 국내와 일본 시장에 출시했다. 2020년에는 다국적 제약사 로터스와 손잡고 대만·베트남·태국 등 동남아 3개국에 대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중동 지역에서는 오만의 제약사 매나진과 협력해 6개국에 대한 수출 계약을 맺었다. 2022년에는 안과용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인 '루센비에스주'의 국내 품목허가도 획득했다.
동아에스티는 2019년 일본 파트너사인 삼화화학연구소(SKK)와 함께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다베포에틴-알파BS'를 일본 시장에 출시했다. 2022년에는 튀르키예 제약사 폴리파마와 계약을 맺고 튀르키예·브라질·멕시코 지역에 대한 독점 개발 및 판매권을 이전했으며, 올해 초에는 아랍에미리트 제약사 줄파와 라이선스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중동 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또한 동아에스티는 올해 1월 유럽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이뮬도사'를 출시했고, 미국 시장 진입도 준비 중이다. 미국 출시 목표 시점은 올해 3분기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이뮬도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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