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손범규 인천 남동갑 당협위원장이 29일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개인사무실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2475e3dd080aa.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선언한 손범규 인천 남동갑 당협위원장은 총선과 대선 연패에 빠진 당이 살아나기 위해선 혁신보다 '단합'이 먼저라고 말했다.
시당위원장으로 인천 지역 대선 선거운동을 이끌고 지난 6월 임기만료에 따라 직을 내려놓은 그는, 대선 기간 탄핵 찬성·반대로 쪼개지는 당의 모습을 원외에서 지켜만 봐야 했던 게 최고위원 출마를 결심한 이유라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29일 인천 남동구 개인 사무실에서 진행된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당 구성원 모두가 '이길 수 있는 당을 만들자'는 대의에 공감할 때 비로소 혁신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최근 친한·친윤계 인사들이 직접 소통하기보다 SNS상에서 비방전을 벌이는 현실을 지적하며 "지도부가 된다면 서로 생각이 다른 인사들이 마주 앉을 수 있는 당 공식 기구나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당내 뜨거운 감자인 인적 쇄신과 관련해선 "단합 이후 '공론화'를 통한 쇄신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는 "당이 안정을 찾으면 계엄, 후보 교체, 혁신안 좌초 등 지난 일들을 진상조사특위를 통해 평가하고, 그에 따라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인적 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손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ㅡ 대선 패배 이후 당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 최고위원 출마를 결심했다.
"불과 한 달 반 전 대선에서 42%까지 지지율이 올랐는데, 지금은 10%대라는 상상도 못할 지지율을 받고 있다. 그만큼 국민의힘이 아주 잘못하고 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화합'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뼈아픈 부분이다. 국민들에게 싸우는 모습만 비춰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너희끼리 싸우느라 민생이나 정책에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ㅡ 이번 전당대회 역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에선 반복되는 혁신안 좌초로 당 개혁이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 시점 당의 상황을 진단하자면.
"앞서 말했듯이 '분열'이 우리 당의 가장 큰 문제다.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내부가 찬탄·반탄으로 나뉘어 싸우고 있는데,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당은 탄핵 정국 당시 '계엄, 탄핵 모두 반대'라는 입장이었다. 야당의 탄핵 공세가 거셌지만, 이를 막는 수단이 계엄이어선 안 된다는 건 분명하다. 계엄은 있어선 안 될 일이고, 대통령이 잘못한 것이다.
하지만 탄핵은 개개인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계엄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때는 탄핵 기각이나 각하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기에 섣불리 대통령의 잘못을 단정짓기보다는 헌재 판단을 지켜보자는 것이었다. 결국 헌재가 탄핵 인용 결정을 내렸고, 저는 그 판결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냈다. 우리 당 역시 헌재의 선고를 존중한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탄핵 찬성·반대를 놓고 다시 싸우고 있으니, 당이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국민의힘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손범규 인천 남동갑 당협위원장이 29일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개인사무실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b82d65f582925.jpg)
ㅡ 탄핵 정국 당시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했다. 지금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 결정이 잘못됐다고 보나.
"대통령은 힘든 상황에서도 국민을 생각하면 계엄이라는 극단적 선택은 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는 당시 국민의힘 인천시당위원장이었기 때문에 대통령의 계엄이 설령 잘못됐더라도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고, 더 큰 국가적 혼란을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섰던 것이다. 헌재의 탄핵 결정에 대해선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
ㅡ윤희숙 혁신위원장과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쇄신파가 주장하는 '탄핵 반대' 당론 철회 시도에 대한 의견은
"결국 윤 위원장과 김 전 비대위원장의 개인적 견해라고 본다. 그런 의견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게 비대위와 지도부에서 받아들여져 제대로 논의가 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김 전 비대위원장도 당시 5대 혁신안을 주장했지만 의원총회와 당 사무처의 협조를 제대로 받지 못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내·원외 연석회의 등 갖가지 방법을 통해 어떻게든 전당원투표를 관철시켜야 했다.
물론 김 전 비대위원장 및 윤 위원장과 마찰을 빚은 원내지도부 책임도 있다. 현재 당 의사결정 구조를 보면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가 과도한 권한을 갖고 있는 측면이 있다. 당론 같은 중요한 사안의 경우 당원들의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게 생략되니 항상 '그들만의' 정책 결정이 되는데, 당의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확립이 차기 지도부의 핵심 과제다."
ㅡ유튜버 전한길 씨의 포용 여부를 두고 당내에서 여러 목소리가 나오는데.
"저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람이다. 국민의힘 70만 당원 가운데 저와 생각이 똑같은 사람만 있겠나. 당이 전씨가 입당하는 것을 막을 방법도 없었을 것이고, 윤리위원회가 정확히 팩트를 통해 전씨가 우리 당의 해가 되는 행위를 했다고 판단하면 탈당을 시키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저는 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전씨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계엄은 잘못된 통치 행위고, 탄핵도 반대했지만 헌재 판결에는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당 민주주의 체제 안에서 전씨가 입당하는 것은 자유고, 전씨를 탈당시키는 것은 윤리위원회에서 정확한 판단을 내릴 부분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측면에서 전씨가 입당했다면 그걸 인정하는 게 맞고, 문제의 소지가 있어 서울시당 윤리위원회를 통해 조사한다고 하면 그 결과를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손범규 인천 남동갑 당협위원장이 29일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개인사무실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c5cd00e9a2dae.jpg)
ㅡ내부 갈등이 여전하고, 소수 야당이라는 현실 속에서 새 지도부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은.
"화합과 혁신, 그리고 승리할 수 있는 리더십이다. 우리 당에 필요한 건 우선 화합이고, 그 다음이 혁신이다. 모두가 '이길 수 있는 당을 만들자'는 대의에 공감할 때 비로소 혁신도 가능하다. 누군가를 먼저 인적 쇄신하면 혁신은 되겠지만, 당은 분열되고 분당 위기까지 갈 수 있다. 생각이 다르더라도 열린 공간에서 치열하게 논의하고 결론을 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 보면 당내 인사들이 소위 친한과 친윤으로 갈려 직접 대면하지 않고 SNS를 통해 서로 비방전을 하고 있는데, 일방적인 소통으로 반대 의견은 들을 수가 없다. 화합의 제일 첫 번째는 소통, 만남, 경청이다. 지도부의 일원이 되면 생각이 다른 당내 인사들을 중재하는 당내 기구나 공개적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
ㅡ단합이 끝난 뒤 혁신을 해야 할 시점이 오면, 그 방법론이 '인적쇄신'이라는 데는 동의하나.
"단합 이후 '공론화'를 통한 인적 쇄신이 바람직하다. 지금은 서로 의견만 내고 논의가 없으니 그저 상대방에 대한 공격으로 보인다.
우선은 화합의 토대 위에서 잘한 것, 잘못한 것을 당 차원에서 정리해야 한다. 차기 지도부 하에서 당이 안정을 찾으면, 대다수가 동의하는 방식으로 계엄, 후보 교체, 혁신안 좌초 등의 상황을 진상조사특위를 통해 평가하고 그에 따른 인적쇄신안을 마련해야 한다."
ㅡ이재명 정부 전반적인 행보를 평가하자면.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우리 당에선 이 대통령이 특히 반대 세력에 대해선 집요하고, 잔인하다는 비판도 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집념과 빠른 업무 처리 능력이 취임 직후 민생 정책에서 잘 발휘되고 있다고 본다.
대표적인 게 민생지원금인데, 우리 당 당론은 반대지만 제가 대통령이어도 했을 정책이다. 지금 민생이 얼마나 어렵나. 물론 빚잔치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결국 소상공인과 서민들을 중심으로는 생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고 호평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잘 알고, 더군다나 의지가 강해 민생 정책에 있어 추진력도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대미관계와 외교정책에 있어서는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자주'라는 가치에 매몰돼 유연성이 부족하다. 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박찬대·정청래 의원도 토론회에서 미국에 당당하자고 얘기하는데, 북핵을 마주한 우리 입장에서 미국에 강하게 나가는 게 꼭 자주적이고, 독립적이라고 저는 생각하지 않는다.
얼마든지 국익을 위해서라면 달리 볼 수 있는 부분인데, 그런 정부·여당의 닫힌 생각 때문에 관세협상도, 한미정상회담 일정도 삐걱거리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인사 관련 여러 논란도 물론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본인을 도와준 사람을 챙겨야 한다는 마음도 있겠지만, 보다 민심을 경청하고 국민 눈높이를 신경 쓸 필요가 있다."
ㅡ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 등 각종 쟁점 법안이 여당 주도로 통과가 이뤄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향후 보다 효과적으로 대여 투쟁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은데.
"정부·여당이 먼저 협치 의지를 보여야 한다. 매주 금요일마다 우리 당 의원을 압수수색하는 3특검은 정치 탄압처럼 느껴질 수 있다. 권력을 가졌다고 오만하면 결국 무너진다.
야당인 우리도 양보할 건 양보해야 한다. 예컨대 방송법은 언론의 자율성과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본다. 사안별로 당내에서 치열하게 논의하고, 당론을 따르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손범규 인천 남동갑 당협위원장이 29일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개인사무실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5e0b068fab506.jpg)
ㅡ대선 이후 전국 당협위원장 중 드물게 백서를 작성했다.
"항상 중앙당 백서는 패배 보고서다 보니, 누가 못했니 책임론 공방만 이어지면서 싸움 보고서로 전락한다.
저는 객관적 시선으로 가급적 가감 없이 작성했다. 패배 원인은 계엄과 분열이라 썼고, 후보의 도덕성과 진정성이 선전의 이유였다고 평가했다. 대선 기간 지역에서 '국민의힘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민심도 그대로 담았다."
ㅡ최고위원으로 당선된다면 새시대 국민의힘 최고위원으로서의 포부는.
"국민의힘은 변해야 한다. 달라져야만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지금 우리 당이 이기기 위해선 화합, 그 이후가 혁신이다. 남동갑 당협위원장, 또 1년 간 인천시당위원장을 하면서 여러 활동을 통해 당 조직을 변화시켰다고 생각하는데, 지역에서 활동해보니 중앙당 역할의 중요성도 절감했다.
최고위원이 되면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바꿔나갈 것이다. 당장 민주당은 지역에서 합동연설회가 끝나면 각 결과를 발표하는데, 우리는 그런 게 없고 모여서 연설만 하고 끝이라 컨벤션 효과라는 것도 없다. 크게는 험지에서 고생하는 당협위원장의 목소리가 중앙당 의사 결정 과정에 더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당헌당규 개정에도 힘쓰려고 한다.
선거 뒤 책임론으로 흔들리는 지도부를 막기 위해 당대표·최고위원 임기 보장 규정도 만들겠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
/인천=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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