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국힘 정조준…안철수 "해산 시도"…특검 "정치적 이용 말라"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출석 요청을 "국민의힘 전체를 내란 정당으로 낙인찍으려는 시도"라며 공세를 펴자 특검팀이 "수용할 수 없다"며 "정치적으로 이용 말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특검팀이 국민의힘을 정조준 한 가운데 시작부터 파열음이 터져나온 것이다.

특검팀은 29일 "(안 의원에게) 특별검사법 2조 3호에 따른 수사를 위해 참고인으로서 조사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런데 안 의원께서 이를 정치적으로 말씀하고 계시는 것 같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 2조 3호는 '12·3 비상계엄과 관련하여 군·경 등의 물리력을 동원한 국회 표결 방해 시도 행위 및 기타 그 외의 방법으로 표결 방해 시도 행위를 하였다는 범죄 혐의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외에 사실상 소속 의원 다수가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이 대상이다. 2024년 12월 3일 국회 표결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은 108명 중 18명이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당시 국민의힘 단체 대화방 내용을 보면, 한동훈 당시 당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간 소통이 엇갈리면서 의원들이 우왕좌왕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내에서 누군가가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며 공격했다. 당 내에서도 이를 기점으로 '위헌계엄-계몽계엄', '찬탄-반탄' 갈등이 본격화 됐다.

박억수 특검보는 이날 오전 9시 10분쯤 안 의원에게 참고인으로 출석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특검법상 수사 내용과 조사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이 그 내용이었다. 이날 중으로 전화를 통해 구체적인 설명을 추가로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 상징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팀이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오는 8월22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였다. 안 의원은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했던 저에게조차 이런 문자를 보냈다.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이는) 국민의힘 전체를 내란 정당으로 낙인찍으려는 시도다. 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의 주장처럼, 우리 당을 해산시키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 특검을 찬성했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잔재를 털어내고 계엄정당의 오명을 벗기 위한 길이었다. 지금 특검은 본질을 잃고 있다"며 "이제는 정권의 앞잡이가 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안 의원께서는 (국민의힘에서) 내란 특검법 표결에 참여한 유일한 국민의힘 의원이었다"면서 "국민의힘 다수가 계엄 해제 표결 요구에 불참하게 된 계기 등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던 것이다. 계엄 해제 당시에도 안 의원은 현장에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런 내용에 대해 특검이 본질을 잃고 정권의 앞잡이가 되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짓밟고 있다는 표현은 수용할 수가 없다"면서 "진상 규명을 위해 필요한 분이라 참고인 조사 협조를 부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특검보는 아울러 "특검 수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 유감"이라며 "특검 수사가 정당 탄압으로 비치는 그런 표현은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국민의 대표이자 봉사자로서 (안 의원께서) 이 역사적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 믿는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회의원에게 드리는 말씀"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