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 바앤스피릿쇼' 현장. 위스키 마니아들의 성지로 꼽히는 이곳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주인공은 의외로 '스카치 위스키(스코틀랜드산 위스키)'가 아니었다. 전통적 위스키 생산국인 미국, 아일랜드 위스키 역시 조연에 가까워 보였다. 오히려 지금까지 '제3세계'로 분류된 국가에서 생산한 위스키가 눈에 띄었다. 기원·김창수 위스키 등 국산 위스키 부스에 가장 긴 대기줄이 늘어섰고, 일본 '닛카'·대만 '카발란' 등을 시음하고 구매하기 위해 인파가 몰렸다.
![지난 25일 '제5회 서울바앤스피릿쇼' 카발란 부스에 관람객이 몰려있다. [사진=전다윗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8c507d644c88b.jpg)
제3세계 위스키가 약진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하던 국내 위스키 시장이 다소 침체되면서 영국·미국·아일랜드 등 전통적 위스키 생산국의 수입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이지만, 대만·일본 등 제3국에서 생산된 위스키의 수입은 되레 늘어나는 추세다.
3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수입량은 2만7441톤으로 전년 대비 10.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위스키 수입액은 2억4921만달러로 전년 대비 4.0%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하락세는 이어졌다. 올해 1~6월 기준 국내 위스키 수입량은 1만1125톤, 수입액은 1억27만달러로 젼년 동기 대비 각각 12.1%, 14.9% 감소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급격한 성장에 따른 조정기에 들어간 데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고급 주류로 분류되는 위스키 소비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영국, 미국, 아일랜드 등 전통적 위스키 생산국의 수입량·수입액도 하락했다. 지난해 스코틀랜드를 포함한 영국 위스키 수입량은 2만1659톤, 수입액은 2억405만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12.7%, 3.3% 줄었다. 미국 위스키 수입량(3166톤)과 수입액(2435만달러)도 전년 대비 각각 13.0%, 11.2%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영국 위스키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7.3%, 수입액은 14.4% 감소했다. 미국 위스키 역시 수입량과 수입액이 각각 25.4%, 19.2% 줄었다.
반대로 일본, 대만 등 제3세계 위스키는 이 기간 약진했다. 지난해 일본 위스키는 수입량은 1337톤으로 전년 대비 48.9% 늘었고, 수입액은 929만달러로 1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만 위스키 수입량은 311톤, 수입액은 304만달러로 각각 788.5%, 46.9% 급등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일본 위스키는 수요 침체 영향에 따라 수입량과 수입액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었지만, 대만 위스키는 수입량과 수입액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2.9%, 58.8% 증가했다.
![지난 25일 '제5회 서울바앤스피릿쇼' 카발란 부스에 관람객이 몰려있다. [사진=전다윗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5364238cd4f4e.jpg)
위스키 업계는 제3세계 위스키 급성장의 배경으로 주류 트렌드 변화를 꼽는다. 경험과 취향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위스키 수요가 다변화됐다는 것이다.
주류 업체들도 제3세계 위스키를 앞세워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골든블루는 대만 대표 위스키 '카발란'을 독점 수입·유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박찬욱·RM 등 유명인들의 최애 위스키로 널리 알려진 브랜드다. 아예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아웃랜드 위스키 '노마드'도 수입하고 있다. 쉐리 위스키는 통상 쉐리 와인 캐스크를 스코틀랜드로 보낸 후 위스키를 숙성하지만, 노마드는 스코틀랜드에서 숙성한 위스키 원액을 쉐리 와인 본고장인 스페인 헤레즈로 옮겨 추가 숙성한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일본산 프리미엄 위스키 브랜드 '후지' 시리즈 4종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지난해 수입한 '후지 산로쿠 시그니처 블렌드', '후지 싱글몰트 위스키'까지 합쳐 라인업이 6종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수요가 다변화됐다. 이제는 연산, 전통보다 맛과 디자인, 스토리 등을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추세다. 다양한 위스키를 접할 수 있는 유통 채널도 늘었다"며 "이에 따라 이른바 제3세계 위스키로 불리우는 신흥 위스키 생산국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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