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패션 소비 위축 속에서도 무신사가 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체 제작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무탠다드)가 수익의 열쇠다.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과 합리적 가격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고객을 동시에 흡수하면서 무신사의 수익성과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리는 발판이 됐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신사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929억원, 영업이익 1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23.9% 증가한 수치다.
눈에 띄는 부분은 매출 구조의 변화였다. 플랫폼 입점 업체 수수료를 제외한 매출에서 자체 제작한 제품의 매출 비중이 매입한 상품의 매출 규모를 넘은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1분기 무신사 자체 제작 상품의 매출 비중은 29.31%로 매입 상품 매출 비중(28.96%)을 상회했다.

무신사의 사례는 이용자 기반의 플랫폼이 브랜드 경쟁력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구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가장 잘 설명해준다.
패션 업계 한 관계자는 "외부 셀러 상품에 의존해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던 기존 패션 플랫폼 구조에서는 마진 확보가 어렵다"며 "결국 패션 플랫폼도 자체 브랜드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입점 브랜드와의 관계'가 플랫폼의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브랜드로서의 경쟁력이 필요하단 얘기다. 플랫폼 내 PB를 키우면, 단순 유통 수수료 외에 제조와 기획,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전 밸류체인을 주도할 수 있지만, 셀러 중심 오픈마켓 구조에 머물면 콘텐츠나 브랜드 경쟁력 확보에 상대적으로 더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이 중장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자체 브랜드, 콘텐츠, 팬덤을 기반으로 한 고유한 경쟁력이 필요하다"며 "무신사는 그 전환점을 가장 빠르게 만든 사례"라고 평가했다.
실제 2017년 론칭한 무탠다드는 지난 5월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일주일간의 슈퍼 세일 기간에만 거래액이 2배 이상 증가할 만큼 팬층이 두텁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인기 비결은 가격 경쟁력과 베이직한 디자인이다.
무신사도 무탠다드의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무신사는 복합몰, 백화점 등에 입점시키는 '숍인숍(Shop-in-shop)' 출점 전략을 펴고 있다. 숍인숍 방식은 단독 매장 대비 초기 비용이 낮은 반면, 고객 유입이 활발하고 브랜드 노출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 지방과 비수도권으로의 빠른 출점에도 유리하다.
무신사 스탠다드 관계자는 "순차적으로 매장 추가 오픈 계획을 세우고 일정에 맞춰 유통 및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향후 국내를 넘어 해외 지역에서도 매력을 어필할 수 있도록 상품 기획력도 지속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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