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파트값 3억 '뚝'⋯약세 전망 [현장]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인천 아파트값이 크게 조정받고 있다. 강력한 대출 규제가 담긴 6·27대책(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가세하며 누적돼온 공급물량이 해소될 때까지 가격 약세를 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3주(지난 21일 기준)까지 인천 아파트값은 0.91% 하락했다. 지난 한 해 동안 1.26%(지난해 12월 30일 기준)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서는 상대적으로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도신도시를 포함하는 연수구가 2.3% 하락해 낙폭이 가장 크고 이어 계양구 1.25%, 서구 0.9%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남동구와 중구는 0.76%, 0.72% 내렸고, 동구 0.36%, 미추홀구 0.23% 하락했다. 부평구만 유일하게 0.12% 상승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0.36%)보다 상승 폭이 크지 않았다.

주간 단위로 봐도 6·27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달 30일 기준 0.02% 내리며 하락 전환한 이후 지난 21일까지 4주 연속 내림세다.

인천에서 선호도가 높은 송도신도시의 경우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도 감지되나 전반적으로 크게 힘을 쓰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연수구 송도동 '송도더샵하버뷰13단지' 전용면적 147㎡는 지난달 5일 17억4500만원(22층)에 팔렸다. 지난해 9월 신고가 19억원(30층)에 비해 약 1억55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이 단지는 송도신도시의 한 중심에 있는 단지로 채드윅국제학교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송도동의 '송도더샵파크애비뉴' 전용 84㎡는 약 12억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편이었다. 그러다 지난 3월 15억5000만원(30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하더니 지난달 19일에는 12억6000만원(32층)에 매매 계약이 체결돼 신고가 대비해서는 2억9000만원에 낮은 수준이다.

연수구 동춘동의 '송도파크자이' 전용 84㎡는 6·27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달 25일 5억6000만원(19층)에 거래됐다. 지난 2022년 3월 8억5000만원(26층)까지 거래됐던 것을 고려하면 2억9000만원, 3억원 가량 떨어진 셈이다.

미추홀구 주안동의 '힐스테이트푸르지오주안'은 지난 5월 6억7500만원(14층)에 거래되며 지난 2021년 11월 전 고점(6억9709만원, 21층)에 근접했지만, 6·27대책 발표 이후인 지난 8일 같은 주택형이 5억9900만원(2층)에 거래되며 7000만원 이상 조정됐다. 부평구 십정동의 '힐스테이트부평' 전용 84㎡도 지난달 17일 7억원(21층)에 거래되며 지난해 11월 7억7000만원(12층)보다 7000만원 낮은 가격에 팔렸다.

도심지부터 도서지역까지 아우르는 인천의 지역적 특성상 지역별, 단지별 가격 등락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도 인천 전체적으로는 가격이 소폭 조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수도권 중 인천과 경기 일대는 특정 지역을 빼면 대부분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며 "주택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6·27대책과 같은 강력한 대출 규제 여파로 순식간에 가격이 조정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과열 상태이던 서울은 분위기가 진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지만 인천의 분위기는 다를 수 있다"며 "서울에서 매수를 포기한 수요자들이 인천 등 다른 지역으로 고려하는 '풍선 효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많았던 주택 공급 물량을 고려하면 아파트값이 오름세로 돌아서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란 관측도 있다.

김은선 직방 데이터랩 리드는 "연수구 등은 공급이 적은 지역이 아니며 송도신도시 등지에서 추가 주택 공급이 가시화되는 곳도 있어 서울처럼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매수 심리를 자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천 아파트 입주물량은 12만6316가구다. 여기에 올해 이미 입주했거나 입주 예정인 물량 총 1만8959가구를 더하면 14만5000가구를 넘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