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개포우성7차 재건축조합 집행부가 삼성물산으로부터 중립을 지켜달라는 이례적인 공문을 여러차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장 등이 온라인에서 경쟁사에 유리한 글을 작성했다는 이유에서다.
개포우성7차 시공권을 두고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조합에 제안한 사업 조건을 두고 상호 비방이 심해지면서 빚어진 일이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4일 개포우성7차재건축조합에 '게시글 작성 시 중립 의무 준수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서 삼성물산은 "조합 집행부는 조합을 대표해 시공사 선정 절차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게시글을 올릴 때 조합원들의 올바른 판단을 저해하거나 불공정한 경쟁을 일으키는 언행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조합장이 조합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의 게시물과 댓글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수수료 등 현금 지원 제안이 법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낮다는 대우건설의 주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HUG 보증 수수료 대납은 법령에 위반될 소지가 매우 크다"며 "조합장은 대우건설이 주장하는 논리를 그대로 기재, 대우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게시글을 작성한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조합장이 게시한 게시물 및 댓글은 중립성을 위반하는 내용으로, HUG 보증금과 관련된 대우건설의 제안은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공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삼성물산은 앞서 지난달 8일에도 비슷한 취지의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당시 공문에서 삼성물산은 "조합장은 조합 카페의 댓글을 통해 입찰 조건과 관련해 사실이 아닌 내용을 게시하고 특정 회사에 편향되는 설명을 하고 있다"며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정정 공지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비사업 시공권을 두고 경쟁하는 건설사가 조합 집행부를 향해 중립 요청을 하는 사례는 흔치 않은 일이다. 조합 집행부는 정비사업의 시행자로서 조합을 이끌어가는 주역이어서다.
지난달 삼성물산이 보낸 공문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홍보관을 방문한 조합원들이 어느 쪽 말이 맞는지 헷갈려 답변해달라는 내용이 있어 조합장이 나름의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글을 작성했는데 삼성물산에서는 대우건설 측 입장을 많이 반영했다고 해서 조합에서 법률 검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장이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답변한 것에 대해 중립 위반으로 보지 않지만, 해당 글은 삭제하고 그 이유를 밝혔다"며 "중립을 지키기 위해 좀더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해 작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립 위반이라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중립 위반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글을 삭제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개포우성7차 아파트 전경. 2025.07.03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b425c26fedc99a.gif)
![개포우성7차 아파트 전경. 2025.07.03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aabd3ecd471c4d.gif)
삼성 vs 대우 극한 경쟁…홍보관 운영도 '도마'
삼성물산은 대우건설의 홍보관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삼성물산은 지난 1일 조합에 공문을 보내 "대우건설은 홍보 운영계획에 명시된 운영 장소 관련 지침과 정비사업 계약 업무을 위반해 홍보관을 2개소로 확장해 운영하고 있다"며 "대우건설의 시공사 홍보 지침 위반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홍보관이 위치한 일원동 일대 건물에서 도보 약 2분 거리 건물 2층에 대우건설이 홍보관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는데, 같은 건물 4층의 커피숍에서도 조합원과 대면 상담을 하며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따르면 건설사의 홍보관은 1개소로 제한하고 있다. 개포우성7차조합에서 정한 홍보 운영계획에 명시된 홍보관 운영 장소는 각 사가 전용면적 50평을 기준으로 20%까지 추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지난 1일 발송한 공문 내용은 이번주 중 직접 확인해 삼성물산에 확인된 내용을 회신할 예정"이라며 "우선 구두로 대우건설에 먼저 물어본 결과로는 홍보관 건물 4층 장소는 직원들의 휴식 공간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대우건설 관계자는 "홍보관으로 사용하는 4층 공간은 당사가 임차한 공간이 아니며, 4층은 근무하는 소장들의 쉼터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며 "조합원 요청으로 상담을 희망할 경우에 국한해 일부 상담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건설사의 대안설계, 계약서, 사업비 조달 방식 등 사업 조건에 대한 상호 비방도 심화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서울시 시공사 선정 지침 등에 따르면 용적률과 최고 층수 및 높이의 확대, 정비구역 면적 증가 등 정비기반시설 변경은 허용하지 않는데 대우건설의 대안설계는 허용 용적률을 지키지 않았다"며 "경미한 변경이라고 주장하며 넘어가려는데 이는 경미한 변경에 해당하지 않아 확답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우건설이 주장하는 바처럼 삼성물산의 사업비 조달 금리가 '양도성예금증서(CD)+2.5%'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이며, 한남4구역과 삼성물산이 시공 계약이 원활하지 않다는 전단지를 배포한 것도 허위"라면서 "한남4구역 측에서 개포우성7차에 공문을 보내 비방하지 말라고 문제제기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우건설이 단지에 적용하겠다는 마감재는 조합에 제안한 내용을 계약서 항목에 별첨자료로 포함해 제출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우리의 대안설계는 2023년에 개정된 최신 지침을 적용해 제시한 것으로 방배 신삼호 재건축아파트에서도 경미한 설계 변경으로 적용된 사례가 있다"며 "삼성물산은 대우건설의 필수사업비가 170억원이라고 얘기인데 이는 잘못된 내용이며, 대우건설은 필수사업비가 확정되면 4000억원 이상을 CD+0%의 금리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음식물 쓰레기 배송 설비와 관련해서도 대우건설의 제품 설치 제안이 호응을 얻자, 삼성물산도 배관에 관련 설비를 갖췄다고 얘기한다. 대우건설의 침부 대비 설계 호응도 좋으니, 삼성물산은 홍보관 단지 모형도를 마련하면서 주변의 개포한신 지대가 높은 것처럼 해놓았다"며 "삼성물산은 주차대수도 가구당 2.21대라고 하지만 설비나 구조물이 빠져있어 주차공간이 충분히 않고, 설계도면을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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