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말레이시아 남성 정치인들이 생리대를 마스크처럼 얼굴에 붙이는 시위 퍼포먼스를 벌여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제1야당 민주행동당(DAP) 소속 남성 당원 50여 명은 최근 외부 지역 출신 인사가 상원의원으로 임명된 데 반발하며 시위를 벌였다.
![말레이시아 남성 정치인들이 생리대를 마스크처럼 얼굴에 붙이는 시위 퍼포먼스를 벌여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사진은 생리대. [사진=thesirona]](https://image.inews24.com/v1/25a1bc20c7deb5.jpg)
문제의 퍼포먼스는 이 시위 도중 벌어졌다. 이들은 입에 생리대를 붙이면서 "두껍고 흡수력이 강한 침묵"을 상징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퍼포먼스 직후 해당 시위는 DAP 내부를 포함해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DAP 여성위원회는 공식 성명을 통해 "생리대는 여성의 일상과 생존에 필요한 위생용품이지, 정치적 조롱의 도구가 아니"라며 남성 당원들의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테오 니 칭 DAP 여성위원장은 "말레이시아에는 생리대 살 돈이 없어 학교를 빠지는 여학생들이 여전히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퍼포먼스를 이유로 대량의 생리대를 낭비한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남성 정치인들이 생리대를 마스크처럼 얼굴에 붙이는 시위 퍼포먼스를 벌여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사진은 생리대. [사진=thesirona]](https://image.inews24.com/v1/afb13ff89e5b89.jpg)
여성 인권 단체들도 즉각 반응에 나섰다. 전국여성행동협회(AWAM)는 "생리대를 얼굴에 붙이는 행위는 몰상식하고 퇴행적"이라고 짚으며 "생리대를 정치적으로 전유하는 것은 명백한 여성 혐오이자 성인지 감수성 결여"라고 일갈했다.
이번 사태는 말레이시아 인권위원회(SUHAKAM)가 최근 발표한 '생리 빈곤' 실태 보고서 이후 벌어져 파장이 더욱 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13~17세 여성 청소년 상당수가 생리용품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여학생 절반 가까이가 생리대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차라리 테이프를 쓰지 그랬냐" "예술과 시위는 자유지만 불쾌함을 줘선 안 된다" "여성 현실을 모욕하는 저급한 행위" 등의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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