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우리는10년, 20년, 여기에서 삶을 꾸려온 사람들인데 어느 날 갑자기 지하철 역사 설치로 약 6년을 공사해야 한다니 이건 생존권 침해다”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 레드로드의 상인들은 울분을 터뜨렸다. 마포 상권의 핵심 지역인 ‘레드로드’에 대장홍대선 종착역 설치가 추진되자 상인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들과 뜻을 함께하는 단체는 마포구청, 홍대 걷고싶은 거리 상인회, 홍대 소상공인·레드로드 상인회, 공덕동·동화동·합정동·용강동·망원시장·상암동·연남동 상인회, 마포구 소상공인 연합회, 마포구 소상공인 협의회, 서울시 상점가 전통시장 연합회 등이다.
위원회는 먼저 사업의 ‘일방성’을 지적했다. “우리는 아무 설명도 듣지 못했다. 제대로 된 협의 한 번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레드로드에 역사가 들어온다는 걸 알게 됐다”며 “사업계획서도 지역 주민이나 상인에게 공유된 적이 없었고 뒤통수를 맞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가장 큰 우려는 ‘공사 기간’이다. 위원회는 “공사만 시작되면 최소 6년은 진동, 소음, 통행 등 큰 문제가 생기며 사실상 상권이 사라진다”며 “그냥 장사 그만하라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또 공사가 시작되면 통행로가 극단적으로 좁아져 손님들이 오갈 수조차 없게 된다는 우려도 컸다. 위원회는 “레드로드는 길 자체가 넓지 않은데 공사 장비가 들어오고 울타리가 설치되면 거의 한 줄로만 걸을 수 있을 정도가 될 것"이라며 "그럼 주변 모든 상점이 타격을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레드로드에는 공사가 예정된 구간에 청색 테이프가 붙어 있다. 표시된 공간은 평균적으로 성인 두 명이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좁았고 일부 구간은 한 사람조차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협소했다.
위원회는 레드로드가 단순한 이면도로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곳은 단순한 길이 아니고 13만 명이 다녀간 기록이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관광 명소"라며 "K-팝 팬들, 예술가, 문화기획자, 외국인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원회는 “명동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며 “이 상권이 망가지는 건 단순히 가게 몇 개가 망하는 수준이 아니라 도시 이미지가 붕괴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대장홍대선 종착역은 당초 홍대입구 사거리 인근에 설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위치가 ‘레드로드’ 방향으로 변경됐다. 위원회는 “왜 굳이 이면도로에 만들겠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고 홍대입구 사거리에 만들면 순환도 잘 되고 공사비도 줄어든다"며 "혹시 지하 상가를 만들고 상업 임대를 염두에 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우며 이미 애경백화점까지 지하 연결 계획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마포구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마포구는 지난 7월 자체 용역을 통해 예정지가 보행자 안전, 상권 피해, 문화예술 활동 위축 등 측면에서 ‘부적합’ 평가를 받았다며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정거장 위치 변경을 공식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위원회는 “레드로드가 죽으면 홍대는 죽는다”며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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