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쿠팡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매출 기록을 다시 쓰며 이커머스 업계 '절대 1강' 지위를 더욱 확고히 했다. 소비 침체 등 성장 한계에 다다른 내수시장을 넘어 한국의 성공 경험을 해외에 이식하는 '넥스트 스텝'을 본격화하고 있다.
외형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동력 발굴에 나선 것인데, 한국에서 보여준 '와우 모먼트'가 해외에서도 통할지 주목된다.
![쿠팡은 올해 2분기 1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쿠팡 물류센터를 오가는 차량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81e162597f0293.jpg)
6일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연결실적 보고서를 보면 매출(원화 기준)은 11조97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분기 기준 최대매출인 직전 1분기(11조4876억원)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93억원으로 영업손실(342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로켓배송 중심의 안정적인 커머스 실적과 해외사업 성장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지난 2분기 로켓배송에 50만개 신규 상품을 추가했고, 고객들의 당일·새벽배송 주문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어났다"며 "고객 경험에 대한 투자는 참여도를 지속적으로 높이며, 상대적으로 정체된 한국 소매시장 성장률보다 높은 매출 성장을 지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2분기 영업이익률은 1.7%로 직전 분기(2.0%)보다 0.3%p 하락했다. 매출 대비 순이익률도 0.4%를 기록, 약 1%p가 떨어졌다. 쿠팡의 영업이익률은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23년 1.94%, 지난해 1.46%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흑자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낮은 수익성은 풀어야 할 숙제다.

그럼에도 쿠팡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신사업이 포함된 성장사업 부문에서 본격적인 성장세가 감지되면서다. 회사는 이번 실적에서 영업이익률이 낮아진 이유로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를 꼽았다. 매출이 증가한 만큼 투자 비용도 늘렸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만 사업이 국내 초기 성장세와 유사한 궤도를 그리고 있다. 2분기 대만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54% 증가하며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올랐다. 규모로 보면 대만을 포함한 성장사업 매출은 1조6719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대만에 처음 진출한 2022년 4분기 매출(1806억원)의 9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대만은 한국보다 인구밀도가 높지만, 이커머스 침투율은 낮은 편이다.
쿠팡Inc는 지난 2월 연간 실적발표에서 올해 대만 로켓배송 등 성장사업에 6억5000만달러~7억5000만달러(약 1조원)의 조정 에비타 손실을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손실 전망치 규모를 최대 2억달러(약 3000억원) 늘렸다. 에비타 손실은 투자 규모와 동일한 의미로 볼 수 있다.
거랍 아난드 CFO는 "성장사업 가운데 대만에서의 잠재력이 빠르게 커짐에 따라 연간 조정 에비타(Ebitda) 손실이 9억~9억5000만달러(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투자는 대만 서비스에 대한 장단기적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높아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공식적으로 해외 진출 국가 확대를 선언한 건 아니지만, 대만의 성공 여부가 향후 일본, 동남아 등으로 나갈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글로벌 플랫폼으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 자동화와 인공지능(AI) 부문에 대한 추가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보고 있는데, 초기 구현 단계 신규 개발 코드의 최대 50%가 AI로 작성되고 있다.
김 의장은 "AI는 수년간 쿠팡 운영의 핵심으로, 이런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추천, 재고 예측, 경로 최적화 등 고객 경험을 모두 개선했다"며 "AI를 매출 성장과 마진 확대의 장기적 동력으로 보고 있으며, 자동화와 휴머노이드 로봇 강화 등 쿠팡 운영에 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 매출 기록을 잇따라 경신할 정도로 외형 성장을 거뒀는데, 영업이익률이 감소한 건 일자리를 포함한 투자에 돈을 쓰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과거 한국에서도 우려를 깨고, 급성장한 사업인 만큼 글로벌 무대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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