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소비가 만났다"⋯'애국 마케팅' 풍년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유통업계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애국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 중이다. 단순한 기념을 넘어 역사적 공감, 사회 공헌, 소비자 참여를 결합한 다양한 시도가 눈에 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노브랜드는 오는 14일 간송미술문화재단이 보유한 국보·보물 등 10여 점의 이미지가 담긴 자체브랜드(PB) 상품 7종을 출시한다. '청자상감운학문매병', '청자오리형연적'이 담긴 우유, 정선·김홍도의 대표작이 그려진 화장지 등이다. 협업 상품 수익금 일부는 문화유산 보존, 연구 및 교육에 쓰일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데니 태극기' 미디어아트를 14일까지 본점 외벽 전광판 신세계스퀘어에서 상영하며, 광복절 당일에는 초대형 태극기를 내보낼 예정이다. 또한, 독립기념관 '통일 염원의 동산'에 무호적 독립유공자 이름을 새긴 조형물을 세우기 위해 지난달 1억원을 기부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참여형 소비가 확대됐다. GS25는 전면에 윤봉길 의사가 남긴 '자유의 세상은 우리가 찾는다'라는 문구를 배치한 '광복 80주년 도시락'을 출시했다. 해당 문구는 독립운동가 필체로 제작된 GS칼텍스의 '독립 서체'로 최종 구현했으며 김구(자유의), 한용운(세상은), 윤동주(우리가), 윤봉길(찾는다) 등의 독립 서체를 모두 활용했다.

여기에 △대한 △독립 △만세 △태극기로 각각 디자인된 키보드 '키캡' 4종을 총 20만개 규모로 특별 제작해 도시락에 1종씩 동봉했다. 해당 키캡은 높은 관심을 받으며 SNS 등을 통해 4종을 모두 모은 인증글도 늘어나는 추세다.

CU는 인기 도시락 8종을 '태극기 도시락'으로 지정해 판매하고, 수익금 일부는 카자흐스탄 거주 독립운동가 구철성 선생 후손의 주거환경 개선에 사용될 예정이다. 태극기 도시락에는 연해주를 비롯해 러시아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구철성 선생을 소개하고 도시락 할인 쿠폰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QR코드 홍보물이 부착됐다.

식음료 업계 역시 애국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해태제과는 광복 80주년 및 연양갱 출시 80주년을 기념해 국가보훈부 서울지방보훈청과 손잡고 호국보훈의 정신을 담은 연양갱 한정판 80만개를 출시했다. 패키지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 서대문형무소, 안중근기념관, 김구기념관, 독립기념관 등 역사적 장소를 담았다.

빙그레는 AI 기술을 활용해 광복 당시 울려퍼졌을 만세 함성을 재현한 '처음 듣는 광복' 캠페인을 선보였다. 이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전국 CGV 15곳에서 상영되며 티켓 1000원 중 815원이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 기금으로 기부된다. 제주삼다수는 '광복 80년 기념 라벨'을 부착한 한정판 생수를 출시하고 '한 모금, 나라를 위한 응원' 온라인 기부 캠페인을 펼친다.

업계 관계자는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기획된 캠페인과 제품을 통해 우리가 지켜온 역사를 되돌아보고 기부와 교육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