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이달 중 국내 출시된다. 고효능과 차별화된 공급가를 내세웠지만, 경쟁 약물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공급가 인하 조치로 시장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비만 환자가 비만약 주사제를 투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에 언급된 기업과는 무관함.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e9430f333f71d4.jpg)
11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마운자로 2.5㎎ 4주분의 공급가가 27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위고비의 4주분 출고가(37만2000원)보다 25%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마운자로는 용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저용량군(2.5㎎·5㎎)과 고용량군(7.5㎎·10㎎)으로 구성돼 있는데, 5㎎ 제품은 36만9000원대, 7.5㎎와 10㎎은 50만원대로 유통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출시되는 제품은 2.5㎎과 5㎎이다.
마운자로는 주 1회 투여하는 피하주사제다. 2.5㎎으로 시작해 4주 간격으로 투여 용량을 점차 증량해 최대 15㎎까지 늘려 체중 감소 효과를 높이는 방식이다. 위고비 역시 순차 증량 방식을 사용하지만, 0.25㎎부터 2.4㎎까지 모든 용량 가격이 37만원대로 동일하다.
이 같은 가격 책정 배경에는 높은 효능이 있다. 마운자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와 GIP(위 억제 펩타이드)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이중작용제로, GLP-1 단일 작용제인 위고비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일라이릴리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72주간 진행된 임상에서 평균 22.5%의 체중 감소율을 보였다. 이는 위고비의 평균 15%보다 높은 수치다.
두 약물 모두 비급여로, 판매가는 의료기관마다 다르다. 현재 위고비는 의원급에서 월평균 50만원대에 처방되고 있는데, 마운자로 저용량군이 30만원대에 책정되더라도 고용량군이 50만원대에 머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가와 판매가 차이가 클수록 환자 거부감이 커질 수 있다"며 "또한 마운자로 2.5㎎은 치료 시작을 위한 것으로 체중 감소 목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5㎎으로 증량해야 효과를 볼 수 있어 가격 측면으로 따지만 마운자로가 위고비보다 우위라고 결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효능 비교에도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일라이릴리 임상 결과는 마운자로 고용량군과 위고비 1.7㎎·2.4㎎을 비교한 것으로, 용량 차이가 커 세마글루타이드의 효과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비만 환자가 비만약 주사제를 투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에 언급된 기업과는 무관함.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70c4c32ee71b75.jpg)
한편, 마운자로 출시를 앞두고 위고비 개발사 노보노디스크는 공급가 인하에 나섰다. 노보노디스크는 11일 위고비 유통 업체에 공급가를 낮추고, 용량별로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노보노디스크 한국 법인 관계자는 "비만 환자의 치료 지속성과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는 공급가 결정에도 반영된다"며 "비만 치료 부담을 줄이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공급가 인하 범위는 논의 중이며, 용량별로 다르게 적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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