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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횡단 도전기] <49>앙카라 '한국전 참전 기념탑' 참배, '이스탄불'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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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카파도키아에서 '앙카라'까지 300여㎞를 달려야 한다. 앙카라 근처에 가까이 갈수록 마음이 여유롭다. 아나톨리아 고원은 도시를 벗어나면 광활한 초원이 나온다.

앙카라로 가는 아나톨리아 고원의 가을풍경이 펼쳐져 있다. [사진=윤영선]
앙카라로 가는 아나톨리아 고원의 가을풍경이 펼쳐져 있다. [사진=윤영선]

카파도키아를 출발하여 메마른 고원을 지나면 앙카라 120㎞ 못 미쳐서 '쿠즈겔루 솔트레이크'라는 커다란 소금호수가 있다. 8월 하순 건기라 소금기가 호수 표면에 바짝 말라붙어서 옅은 분홍색을 띠고 있다. 바닥 표면에 있는 핑크빛 규조류의 색깔 때문이다. 우기에 호수에 물이 많이 차면 홍학이 날아와서 장관이라고 한다. 볼리비아의 소금호수 '우유니 사막'과 매우 비슷하다. 현재 소금호수는 하얀 사막처럼 햇빛에 반짝인다.

앙카라로 가는 아나톨리아 고원의 가을풍경이 펼쳐져 있다. [사진=윤영선]
윤영선 전 관세청장 부부가 쿠즈겔루 솔트레이크, 소금호수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윤영선]

우리는 소금호수에서 산책도 하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동심의 시간을 보냈다. 소금호수를 나와서 옆에 있는 휴게소에서 소금기가 밴 손발을 씻고, 점심 식사하러 간다. 윤 군이 세면장에 휴대폰을 놓고 나왔다가 곧바로 찾으러 갔는데 없어졌다. 순식간에 누군가 집어 간 것이다. 여행 끝자락에 불운을 당한 것이다. 지난 2달 동안 기록한 메모, 사진 등을 모두 분실한 윤 군은 한동안 우울해했다. 우리나라 같으면 분실할 일이 아닌데, 윤군은 여행 막바지에 불운을 당했다.

오후 4시쯤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 도착했다. 우리는 먼저 시내 중심부 한국전 참전 공원에 헌화하러 갔다. 1973년 서울시가 6.25 전쟁의 터키 군대 참전 감사의 뜻으로 세운 것이다. 경주 불국사 '석가탑' 형태의 위령탑, 팔각정 휴게소 등 아담한 공원이다. 근처에 터키 국방부 청사와 군사박물관이 있다.

앙카라로 가는 아나톨리아 고원의 가을풍경이 펼쳐져 있다. [사진=윤영선]
앙카라의 6.25 전쟁 참전 기념탑. [사진=윤영선]

'6.25 참전 기념 공원'에 도착하니 공원 출입문이 잠겨서 내부로 들어갈 수가 없다. 평소 방문객이 거의 없어서 기념 공원 출입문을 잠가둔 것이다. 기념 공원 관리인을 찾아서, 6.25 기념 공원에 들어가서 전사자 등에 대한 묵념을 하고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튀르키예는 6.25 전쟁 시 파견한 군대 수는 미국, 영국, 캐나다 다음 네 번째로 많은 군대 (1만5000명)를 파병했다. 전사자와 실종자 수는 미국, 영국 다음 세 번째로 많이 희생되었다. 6.25 전쟁의 사망자 유해는 부산 UN군 묘지에 안장되어 있다. 공원 건립 시 부산 UN군 묘지의 흙을 가져다 이곳 공원에 뿌렸다고 한다.

6.25 참전 군대 중에서 희생자 숫자가 가장 적은 나라는 필리핀 군대라고 한다. 필리핀은 영어 소통이 잘 되어서 미국 공군의 지원을 잘 받았고, 반면 터키는 영어가 서툴러서 미 공군의 지원을 못 받아서 희생자 숫자가 많았다고 전한다. 서울 여의도 KBS 별관 앞에 6.25 전쟁 기념을 위해 설치된 '앙카라 공원'이 있다.

오늘은 8월22일 목요일이다.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는 해발 1000m 내외의 분지형 도시로 날씨가 무척 무덥다. 저녁 식사는 근처 케밥 식당을 찾아서 하고, 캔 맥주를 파는 편의점을 어렵게 찾아서 숙소에서 맥주를 마시며 무사고 여행에 대해 감사의 회고를 해본다.

8월 22일 아침 식사 후 앙카라에서 450㎞ 떨어진 최종 목적지 '이스탄불'로 향한다. 아내와 나는 힘들었던 전투적 여행의 사선(死線)을 넘었다는 안도감으로 편안하다. 앙카라 호텔에서 아침 식사에 향이 진한 커피를 마시며 지난 50일간을 회고한다. 지구의 반 바퀴를 지나옴에 따른 마음의 여유, 뿌듯함, 성취감을 느낀다.

아내는 험한 사막길 위에서 발생한 목 디스크로 계속 고통을 호소했는데, 목적지 근처에 가까이 오니 기분이 좋아져서 아프다는 말을 적게 한다. 이스탄불 가까이 오면서 아내는 차 안에서 여행 소감을 말한다.

"광활한 시베리아 대초원, 파미르고원, 천산고원, 타클라마칸, 고비사막 등 영적인 여행을 했다. 진한 감동의 느낌도 시간이 지나가면 잊혀질 것이고, 말로 영적인 느낌을 표현할 수 없어서 아쉽다."

'앙카라'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6차선 고속도로는 상태가 매우 좋다. 이스탄불에 가까이 갈수록 초원이 적어지고, 산에는 무성한 숲과 나무들이 울창하다. 우리나라 충청도 지역의 산처럼 밋밋한 구릉지대를 지나고 있다. 바다 가까이 가면서 기후도 건조한 스텝 기후에서 지중해성기후로 바뀌고, 도시와 마을도 많이 나타난다. 터키의 인구는 주로 해안선에 살고 있다. 인구는 흑해, 보스포러스 해협, 에게해와 지중해 등 해안선에 밀집해 산다.

여유가 있는 우리는 경치 좋은 산 중턱의 휴게소에서 충분한 휴식도 취하고, 터키 전통 아이스크림(젤라토)도 먹으면서 행복한 드라이브를 하고 있다. 8월 22일 오후 4시쯤 아시아대륙과 유럽대륙을 연결하는 '보스포러스 해협'의 다리에 도착했다.

앙카라로 가는 아나톨리아 고원의 가을풍경이 펼쳐져 있다. [사진=윤영선]
아시아대륙과 유럽대륙의 경계선 '보스포러스' 해협. [사진=윤영선]

이 다리는 자살하는 사람이 많아서 도보로 걷거나 중간에 차를 세우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자동차 창문을 열고 바다 냄새를 맡는다. 아내는 드디어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했다고 차 안에서 환호성을 한다. 보스포러스 해협 양쪽 해안에 숲이 무성하고, 하얀색 깔끔한 지중해풍 건물이 많다. 다리 아래로 흑해와 지중해를 오가는 화물선, 관광객을 싣고 온 대형 크루즈, 관광 유람선 등 많은 배들이 분주하게 지나간다. 다리를 건너면 지리적으로 유럽대륙이다.

튀르키예 전체 면적의 3% 면적이 유럽대륙에 속하고, 97%는 아시아대륙에 속한다. 튀르키예는 3% 면적 때문에 유럽으로 인정받기를 매우 희망하는 나라이다. 튀르키예는 유럽에 있는 3% 영토 덕분에 북대서양조약 군사안보기구인(NATO) 회원국이다.

이스탄불을 지나는 보스포러스 해협은 러시아 해군의 지중해 통과를 감시하고, 러시아와 전쟁 발생 시 유럽 안보와 군사작전의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이다. 보스포러스 다리를 건너 해안 도로를 달리면 '골드 혼'으로 부르는 만(灣)이 나타난다. '골든 혼' 다리를 건너 해안선 도로를 따라가면 구도심 '술탄 아흐멧 광장'이 나온다.

우리는 오후 석양 무렵에 해안가에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 우리가 묶는 호텔은 보스포러스 해협의 바로 옆에 있고, '술탄 아흐멧 광장'은 가까이에 있다. 서울에서 출발, 동해항에서 카페리호 차를 싣고 25시간 동해를 건넜다.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에서 이스탄불까지 장장 약 2만 2000㎞를 달려왔다. 지구의 적도 둘레가 4만㎞이다. 지구 반 바퀴 거리를 자동차로 달려온 셈이다.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호텔 뒤쪽 성벽 길을 통과하여 '술탄 아흐멧 광장'으로 아내와 산책을 갔다. 8월 22일 오후 석양 무렵,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이 참으로 많다.

'동로마 제국'(비잔틴 제국) 시대 만든 '아야 소피아 박물관', '톱카프 궁전', 하얀색의 웅장한 '불루 모스크' 사원, 실크로드 상인의 교역 시장 '그랜드 바자르', 로마 시대 전차경기장, 이집트에서 약탈해 온 오벨리스크 등 중요 유적이 걸어서 10분 이내에 있다.

'이스탄불'은 유럽대륙에서 인구수가 가장 많은 도시(인구 약 1600만 명)이고, 수도를 1600년 담당한 유럽 최대 관광도시이다. 이스탄불은 1985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적으로 지정되었다. 이스탄불 위치는 서울과 비슷한 위도의 반대쪽 서쪽 도시이다.

동에서 서로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국가별 표준시가 수시로 바뀜에 따라 손목시계를 10여 번 맞추면서 달려왔다. 실크로드 동쪽 출발지의 고도(古都)가 중국의 '서안(西安)'이라면, 실크로드 서쪽 도착지의 고도는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이다.

이스탄불이 처음 수도가 된 것은 서기 310년 로마제국이 수도를 '로마'에서 '비잔티움'으로 천도하면서이다. 도시 이름 '비잔티움'을 '콘스탄티노플'로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자기 이름을 따서 변경하였다. 투르크족 '오스만 튀르크'가 1453년 동로마제국을 멸망시키고, 도시 이름을 '이스탄불'로 변경하였다.

1차세계대전의 패전 후 '터키 공화국'이 수립하면서 수도를 1923년 앙카라로 이전할 때까지 이스탄불은 1600년 동안 수도로 있었다. 튀르키예 인구의 유전자 분석을 해보면 동양계인 투르크족 DNA는 약 17%이고, 나머지는 과거 이곳에 살던 유럽계 인종이라고 한다.

7월2일 동해항 출발, 50일 만에 오늘 8월 22일 오후 아시아대륙을 관통해서 실크로드 종착지에 무사히 도착했다. 내일쯤 주시와 이스탄불시가 갈라타 타워 옆에 설치한 '실크로드 우호 협력기념비'에 들려 시베리아 실크로드 횡단 여행을 마무리할 생각이다.

내 부부는 8월 26일 귀국 비행기를 예약했다. 며칠 동안 관광과 쇼핑 등 행복한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앙카라로 가는 아나톨리아 고원의 가을풍경이 펼쳐져 있다. [사진=윤영선]
윤영선 심산기념사업회 회장.

◇윤영선 심산기념사업회 회장은 서울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학 석사, 가천대학교 회계세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국세청, 재무부 등에서 근무했으며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제24대 관세청장,삼정kpmg 부회장, 법무법인 광장 고문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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