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올해 상반기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본업인 오프라인 실적은 비교적 선방했지만, '아픈 손가락' 이커머스 부문은 나란히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수년째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회복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넘어간 가운데,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사업인 이커머스에 대한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계열사 SSG닷컴과 G마켓은 올해 2분기 각각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SG닷컴 매출은 35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줄었고, 영업손실은 310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G마켓은 매출 1812억원으로 28.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98억원으로 역시 적자가 늘었다. 상반기로 보면 SSG닷컴과 G마켓의 영업손실은 각각 491억원으로 두 계열사의 적자액은 1000억원에 육박한다.
할인점 부문에서 미래형 포맷 점포 구축과 신규 점포 출점 등 본업 경쟁력 강화의 성과가 가시화했지만, 이커머스 수익성 악화에 다소 빛이 바랬다. 실제로 이마트 영업이익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한 216억원을 기록했으나 당초 시장 기대치 대비 약 30% 밑돌았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별도 실적 및 미국 법인 손익 개선과 신세계건설 적자 축소에도 불구하고, SSG닷컴과 G마켓의 영업적자가 예상보다 크게 확대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의 이커머스 부문 롯데온은 그나마 실적 개선에 성공한 듯 보이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온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66억원으로 4.6%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손실 폭은 축소됐으나 상반기 기준으로 확대해 보면 170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회사 측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매출 이익률 개선, 광고수익 증가 등 효과로 영업이익을 크게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온의 경우 2022년 3분기 이후 영업이익 개선 추세를 유지해 오고 있다. 하지만 2020년 출범 이후 누적 영업적자가 수천억원에 달한다. 이는 모회사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보면 롯데온이 롯데쇼핑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가 채 되지 않지만, 수익성에 반영되는 부정적인 측면은 이보다 훨씬 크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절대 1강' 지위가 더욱 확고해지면서 경쟁 플랫폼의 위기감이 한층 커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쿠팡은 올해 2분기 소비 부진에도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인 11조9763억원을 거두면서 2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롯데쇼핑과 이마트의 이커머스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실적 반등에 나섰다. G마켓 반전의 키는 중국 알리바바그룹과의 합작법인(JV) 출범이다. JV가 승인되면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해당 합작법인 자회사로 편입되는데, G마켓의 경우 알리익스프레스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활용할 수 있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SSG닷컴은 최근 경기도 김포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003'을 CJ대한통운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6월 CJ그룹과 사업제휴 업무협약을 맺고, SSG닷컴의 쓱배송과 새벽배송, 물류센터 등 배송의 상당 부분을 CJ대한통운에 넘기는 작업을 추진해왔다. 자산 유동화와 운영비 절감 효과 측면에서 숨통을 틔웠다는 평가다.
롯데온은 롯데쇼핑이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트랜스포메이션 2.0' 전략에 따른 대대적인 개편에 돌입했다. 신선식품과 오카도 협업 등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마트 부문으로 이관하는 등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패션과 뷰티 등 수익성 높은 카테고리에 집중하기 위해 AI 기반 개인 맞춤형 뷰티 탐색 앱 '트위즈'를 정식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상황에서 전통적인 유통강자들의 성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더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들 기업의 흑자 전환이 언제쯤 이뤄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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