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땅을 밟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이례적으로 극진하게 대우했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해 '알맹이' 없는 화려한 의전만 화제를 뿌렸다.
미·러 양 정상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논의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2019년 6월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만이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2382eb29ea1007.jpg)
특히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서방 국가를 방문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정상회담 장소에 도착한 두 정상은 약 10초간 악수하며 밝은 표정으로 가볍게 담소를 나눈 뒤 레드카펫을 따라 군 의장대를 사열하며 약 20초간 걸어 '알래스카 2025'이라고 쓰인 연단에 도착했다.
연단 도착 직전에는 미국 공군의 최첨단 전략자산인 B-2 스피릿 스텔스 전략폭격기와 이를 주변에서 호위한 최신예 F-35 전투기 4대가 시범 비행을 하면서 푸틴 대통령을 환영했다.
두 정상이 카펫을 걸을 때 양 옆에는 F-22 전투기 4대가 지상에 도열했다. 스텔스 기능을 가진 F-22 전투기는 전세계에서 최강의 전투기다. 미국이 법으로 수출을 금지하고 있을 정도로 미 공군이 자랑하는 비밀병기로 꼽힌다. 세계 최강 군사력을 푸틴 대통령과 전 세계에 과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포석이라는 평가다.
환영 행사 뒤 양국 정상이 미리 마련된 미국 대통령 전용 리무진 캐딜락 '더비스트'에 함께 올라 타고 회담장으로 이동한 것도 주목을 받았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초강대국의 지도자들, 특히 적대 관계에 있는 두 지도자가 같은 리무진을 타고 이동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이날 의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백악관을 찾아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회담장에서 사실상 쫓아냈던 장면과 대비됐다.
하지만 이날 정상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당장 종결할 만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다.
공동회견이 총 12분간 이어졌으나 합의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은 없었다. 가나마 푸틴 대통령은 8분간 발언했고, 트럼프 대통의 발언은 4분에 그쳤다. 정상들의 발언 후 취재진이 질문을 쏟아냈지만 두 정상 모두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질문을 받지 않는 공식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3시간 회담 후 두 정상은 구체적이지 않은 문제들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지만, 세부 사항을 제공하지 않았고 질문을 받지 않았으며, 어떤 종류의 휴전도 발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