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노화를 늦추는 단백질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연구팀이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
노화가 진행되면 세포 내 DNA와 단백질 품질은 떨어진다. 다양한 퇴행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RNA 수준에서 노화와 연관성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였다.
국내 연구팀이 RNA 품질 관리에 관여하며 비정상적 mRNA의 제거에 필수적 리보솜 품질 관리 인자인 ‘PELOTA(펠로타) 단백질’이 노화를 늦추고 장수를 유도하는 핵심 조절자임을 찾아냈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인간 노화와 퇴행성 뇌 질환에 대한 치료 전략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등 국내 연구팀이 RNA 수준에서의 품질 관리 작동원리가 노화 조절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분자적 근거를 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KAIST]](https://image.inews24.com/v1/46dd92b53a1cf1.jpg)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은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팀(RNA 매개 건강 장수 연구센터)이 연세대 서진수 교수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이광표 박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리보솜 품질 관리에 중요한 ‘PELOTA’ 단백질이 노화 속도를 조절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18일 발표했다.
PELOTA는 mRNA가 리보솜에서 단백질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러를 감지하고 해결해 세포의 번역 항상성의 유지에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그동안 RNA, 특히 mRNA는 단백질 합성을 위한 중간 산물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DNA에 비해 불안정하고 수명이 짧아 정량적 분석이나 장기적 추적 연구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RNA 자체의 생리·기능적 역할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연구팀은 먼저 수명이 짧아 노화 연구에 널리 사용되는 예쁜꼬마선충을 활용했다. 리보솜 품질 관리 인자 PELOTA가 장수에 필수적임을 발견했다. 정상 선충에서 PELOTA를 지나치게 발현했을 때는 수명이 연장돼 비정상적 mRNA의 제거에 중요한 리보솜 기반 품질 관리가 장수 유도에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리보솜 품질 관리 시스템은 노화와 생체 내 에너지 대사 조절에 중요한 세포가 영양 상태나 성장 신호를 감지한다. 이어 성장, 단백질 합성, 자가포식 등을 조절하는 경로인 ‘mTOR(인산화효소) 신호 전달계’와 세포가 불필요하거나 손상된 성분을 스스로 분해하고 재활용한다. 세포의 청소와 재활용 시스템인 ‘자가포식(autophagy) 경로’를 함께 조절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PELOTA가 결핍되면 mTOR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고 자가포식 기능이 억제돼 노화가 촉진됐다. PELOTA를 활성화하면 mTOR 억제와 자가포식 유도를 통해 세포 항상성을 유지하며 수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주목할 점은 이번 발견이 생쥐와 인간에게도 보존돼 있으며 PELOTA의 결손이 근육 노화와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를 보여줬다는 데 있다.
이는 이번 PELOTA와 리보솜 기반 품질 관리에 관한 연구가 인간 노화와 퇴행성 뇌 질환에 대한 치료 전략 수립에도 이바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KAIST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는 “지금까지 DNA와 단백질 수준에서의 품질 관리와 노화의 연관성은 잘 알려져 있었는데 RNA 수준의 품질 관리 시스템이 수명 조절에 기능적으로 관여한다는 분자적 증거는 매우 드물었다”며“이번 연구는 비정상적 RNA 제거가 노화 조절 네트워크의 핵심축 중 하나임을 보여주는 강력한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논문명: Pelota-mediated ribosome-associated quality control counteracts aging and age-associated pathologies across species)는 KAIST 생명과학과 이종선 박사, 김은지 박사와 KRIBB 이보라 박사, 연세대 이혜인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해 국제 과학학술지‘PNAS’에 지난 8월 4일 날짜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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