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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폐기물을 자원으로 재탄생시킵니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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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양문공장에선 폐기물이 순환골재·우드칩 등으로 재탄생
프롭테크 알스퀘어와 폐기물기업 천일에너지의 협업 컬래버
내년부턴 수도권 폐기물 직매립 금지⋯재활용 처리 불가피
미국선 폐기물 재활용 처리 시장 급성장⋯100조 시총기업도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ESG라는 용어가 사라지지 않는 한 공사장 생활 폐기물 처리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정상민 알스퀘어 안전보건경영실장)

"천일에너지의 플랫폼 '지구하다'로 반출을 신청한 알스퀘어의 인테리어 폐기물, 공사장 생활 폐기물을 GPS가 달린 차량으로 수거해서 집하장으로 옮겨 처리해 폐기물 수집을 데이터화합니다."(박상원 천일에너지 대표이사)

천일에너지 포천 공장 전경. 2025.08.19 [사진=이효정 기자 ]
천일에너지 포천 공장 전경. 2025.08.19 [사진=이효정 기자 ]
천일에너지 포천 공장 전경. 2025.08.19 [사진=이효정 기자 ]
천일에너지 포천 공장의 폐목재 분쇄기. 2025.08.19 [동영상=이효정 기자 ]

19일 오전 11시 경기도 포천 영중면의 인적이 드문 양문일반산업단지 내 위치한 천일에너지 포천 공장 안쪽. 폐목재가 쌓여있어 가까이 가면 짙은 나무 냄새가 풍겼다. 천일 에너지는 운반 및 수집해 온 폐플라스틱 등 각종 폐기물을 분류하는데, 폐목재 등은 이곳에서 잘게 분쇄해 바로 옆 공장에서 950도의 높은 열로 태운다. 태울 때 발생한 뜨거운 '스팀', 열 에너지는 이곳 산업단지에 입주한 43개의 염색 업체로 보내 활용된다.

알스퀘어와 천일에너지가 손잡고 공사장 생활 폐기물을 처리하는 현장이다. 폐기물처리기업과 부동산 분야 ICT기술인 프롭테크기업의 협업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빌딩,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을 컨설팅 및 인테리어 관계사를 운영하는 알스퀘어가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손잡은 업체 중 하나가 천일에너지다.

2010년 포천 공장 설립으로 시작한 천일에너지는 국내에선 유일하게 공사장 생활 폐기물 처리의 수직 계열화 구조를 갖췄다. 보통 수거나 소각 등 한 분야만 수행하는 폐기물 업체들과 달리 천일에너지는 수거→수집·운반(용역 대행 포함, 수도권 6곳)→집하(수도권 7곳)→처리 공장(파쇄·처리·소각, 전국 15곳)까지 모두 처리하는 능력을 갖췄다.

특히 천일에너지는 자체 플랫폼 '지구하다'를 통해 개인 업체가 폐기물 수거를 요청하면 GPS가 장착된 차량으로 폐기물을 이송해 전체 폐기물의 위치 등을 추적 관리한다. 인공지능(AI) 입차 관리 시스템으로 폐기물의 품목과 무게도 관리한다.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폐기물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이런 시스템으로 폐기물 처리 과정을 통해 재생산한 에너지의 총량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천일에너지 포천 공장 전경. 2025.08.19 [사진=이효정 기자 ]
천일에너지는 공장 내 폐기물을 종합 관리하고 있다. 2025.08.19 [사진=이효정 기자 ]

이 과정에서 돌은 파쇄 후 순환 골재로 만들어 시멘트 업체 등에 납품한다. 나머지 폐목재, 폐합성수지는 화석 연료 대체재인 고형연료제품으로 가공한다. 폐목재의 경우 공장에서 잘게 분쇄하는 과정을 거쳐 우드칩 형태로 만든다. 최근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석탄 발전소에서 화석 연료 대신 우드칩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천일에너지는 폐목재를 분쇄해 만든 우드칩을 태워 발생한 열 에너지로 같은 산업단지 내 염색업체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면서 폐기물은 더 많이 발생하며 열 에너지는 넘쳐날 지경이다.

이에 남는 열 에너지는 커피찌꺼기 등을 건조시키는 데 활용해 자원 순환 제품을 만든다. 열 에너지를 염색 업체 등이 다 활용하지 못하면서 남는 에너지로 다른 자원을 재활용하는 데 쓰는 것이다.

커피찌꺼기는 압착시켜 종이 봉투 형태의 자원 순환 제품 등을 만들고 있다. 아울러 향후 커피찌꺼기와 멸균우유팩 등을 압착해 나무 데크 형태의 건자재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천일에너지 포천 공장 전경. 2025.08.19 [사진=이효정 기자 ]
천일에너지 포천 공장 내 섭씨 950도에 이르는 소각장. 2025.08.19 [사진=이효정 기자 ]

천일에너지와 협업으로 알스퀘어는 비용 절감과 함께 ESG 경영을 달성하고 있다. 알스퀘어와 인테리어 업체 '알스퀘어 디자인'의 시공 현장에서 발생한 폐기물 620톤 전량을 자원화했다. 폐합성수지 247.8톤은 고형연료(SRF)로, 폐목재 185.9톤은 바이오연료(Bio-SRF)로, 폐콘크리트 185.8톤은 순환골재로 재탄생했다.

이로써 탄소 배출량 약 600톤을 감소시켰다. 이는 나무 9만 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기존 매립·소각 방식을 고려하면 업계 평균 대비 30% 이상의 온실가스를 줄였을 뿐 아니라 처리 비용을 평균 5% 절감했다.

알스퀘어 관계자는 "기존 협력 체계를 바꾸는 일은 성장을 추구하는 스타트업 기업에게는 큰 부담이었다"면서도 "비용 절감까지 이어진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고 대표이사의 결단으로 천일에너지와 협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업계간 협업은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당장 내년부터 수도권 생활 폐기물의 직매립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오는 2030년에는 전국에서 발생하는 생활 폐기물에 대한 직매립이 금지돼 건설·인테리어 현상의 공사장 생활 폐기물 처리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천일에너지 포천 공장 전경. 2025.08.19 [사진=이효정 기자 ]
천일에너지 포천 공장. 2025.08.19 [사진=이효정 기자 ]

이미 해외에서는 폐기물 처리 시장 규모가 크다. 미국의 폐기물 처리 1위 업체 WM(Waste Management, Inc.)은 시가총액이 100조원 수준에 달한다.

박 대표는 "폐기물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수거부터 집하, 선별, 에너지화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로 증명하며 자원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불투명한 폐기물 시장을 투명하게 추적 관리하면서 시장 자체가 도로·항만·공항처럼 인프라 부문 중 하나로 인정 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폐기물 처리를 통해 자원을 순환하면 각종 기관의 예산 절감이 가능할 뿐 아니라 재활용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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