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중국 가전 브랜드 모바(MOVA)는 20일 신제품 로봇청소기 'Z60 롤러'를 한국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모바는 지난해 설립된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리빙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다. 중국 신생 브랜드가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셈이다.
#중국 TCL은 한국 시장에서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뛰어난 대형 TV를 주로 판매한다. 90~100인치대 TV를 한국 브랜드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가전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 줄지어 도전장을 내고 있다. 출범 1년 된 신생 브랜드부터 글로벌 무대에서 삼성·LG전자와 경쟁하던 TCL·하이센스·하이얼까지 진출 기업의 규모도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중국 가전 기업들이 포화된 내수 시장을 떠나 테스트베드로서 상징성을 가진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존재감이 뚜렷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본진'인 만큼,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시장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측면도 엿보인다. 신제품 수용이 빠르고 품질 기준이 높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먼저 제품을 선보여 반응을 살피는 식이다.
모바 관계자 역시 "한국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기준이 높은 소비자층이 많아 단순히 시장 확대를 넘어 제품과 브랜드의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중요한 무대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 가전시장 포화 영향으로 한국, 일본, 유럽이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른 측면도 있다.
특히 한국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채널에서 가전을 구매하는 데 익숙해 중국 기업들의 '가성비' 마케팅 대상이 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전품목(고가 내구재)의 온라인 구매율은 53.7%로 50%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한국 소비자들의 온라인 가전 구매 비율은 최근 4년간 15.5%포인트나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포캐스트도 지난해 한국 생활가전 시장의 온라인 매출 비중이 44.9%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형마트, 백화점, 양판점 등 오프라인 채널보다 온라인 유통 채널의 진입 장벽이 더 낮다는 점도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에서는 가성비를 주로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이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국내 가전 시장에서 중소·중견기업들의 입지가 점점 작아지면서 중국 기업들이 침투할 공간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위니아, 한일전기, 위닉스 등 중견 가전기업들이 최근 실적 악화를 겪으며 매각되거나 신규 사업으로 떠나면서다.
김치냉장고 '딤채'로 널리 알려졌던 위니아는 지난 1월 법원에 회생신청(법정관리)을 했지만, 결국 지난 6월 매각이 결정됐다.
'선풍기 명가'로 꼽혔던 한일전기와 신일전자도 중국산 소형가전 유입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한일전기의 경우, 3년 연속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국산 건조기 시장의 강자였던 위닉스도 지난해 영업손실 62억9498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순손실도 442억2423억원에 달해 경기도 시흥시 건물과 토지, 미국 부동산 일부를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플라이강원을 인수해 '파라타항공'으로 항공 산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이 프리미엄급으로 판매되고 나머지 시장은 중국산 제품이 채우는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며 "애프터서비스(AS)와 소재의 유해성 문제 등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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