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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꽃집도 30분 만에 '띵동'⋯쿠팡發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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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커머스 시대(2)] 쿠팡이츠 입점 후 성장속도 급피치
시장 판도 변화 주목⋯소상공인 간 수수료 문제는 숙제

소비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가격과 품질이다. 그런데 이제는 배달이 또다른 소비자의 결정적 선택의 가치로 부각됐다. 선택한 제품을 얼마나 빨리 원하는 장소로 배달할 수 있는지를 눈여겨 보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플랫폼마다 빠른 배달 서비스를 내놓는 배경이다. 1970년대 '빨리빨리 문화'의 레트로 격인 '퀵커머스'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어떻게 뿌리내렸는지, 그런 시스템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무엇인지, 미래엔 또 어떤 기능으로 진화할 것인지 짚어본다.[편집자]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음식 장사는 예전부터 배달앱이 잘 돼 있었지만, 그게 아닌 작은 가게들은 온라인 판로 확장이 불가능했죠. 빠른 배송을 시작한 후부터 홍보 효과도 커졌고, 단골손님들도 편하다고 하네요.

서울 강남구에서 반려동물 매장을 운영하는 한 소상공인은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매장은 올해 상반기 쿠팡의 퀵커머스 서비스 '쿠팡이츠 쇼핑'에 입점한 이후 매출이 줄곧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기존 음식 배달처럼 상품 주문이 들어오면 곧바로 포장하고, 쿠팡이츠 라이더가 픽업해 배송하는 식이다.

쿠팡이 '쿠팡이츠 쇼핑'을 통해 일반 상점을 입점시켜 다양한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은 쿠팡이츠 쇼핑 카테리고 메인화면. [사진=쿠팡이츠 갈무리]

"동네 꽃집·안경점·철물점도 1시간 내 배송"

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최근 서울 10개 구에서 한정 운영하던 쇼핑 카테고리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다. 아직 시범 운영 단계지만, 서울 곳곳의 소상공인들이 대거 입점하면서 빠른 속도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꽃집, 안경점, 철물점, 반려용품점, 옷가게 등 판매 영역도 다양하다.

'로켓배송'으로 새벽·당일 배송을 당연하게 만든 쿠팡이 더욱 빠른 퀵커머스에 본격 뛰어들면서 관련 시장의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대형 유통사, 도심 물류센터 한정이라는 기존의 틀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 클릭 몇 번이면 자주 방문하던 동네 가게 상품을 즉시 문 앞으로 배달해주는 이른바 '자영업자 퀵커머스' 시대를 연 것이다.

그간 퀵커머스 시장을 주도하던 건 사실상 유통 대기업들이었다. 배달앱들이 직매입한 상품을 도심형 물류센터에 쌓아두고 배송한 게 시작점이다. 이후 근거리 장보기를 앞세운 편의점이 배달앱과 협업해 불을 지폈고, 오프라인 위기 속 대형마트와 슈퍼마켓도 줄줄이 퀵커머스를 외쳤다. 그런 가운데 CJ올리브영과 다이소 등 오프라인 강자들이 자체 물류망을 앞세워 시장에 진입했다.

반면 쿠팡은 소상공인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기존 퀵커머스 서비스의 방향성과 결을 달리 한다. 최근 편의점 GS25가 들어섰고, CU도 입점을 검토 중이긴 하지만, 편의점도 대부분 가맹점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지역 기반 소규모 매장들이 사실상 주를 이루고 있다.

쿠팡이 '쿠팡이츠 쇼핑'을 통해 일반 상점을 입점시켜 다양한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은 쿠팡이츠 쇼핑 카테리고 메인화면. [사진=쿠팡이츠 갈무리]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가 '쿠팡이츠 쇼핑'에 입점했다.사진은 GS25 매장에서 쿠팡이츠 배달 모습. [사진=GS리테일]

쿠팡의 남다른 퀵커머스, 시장 판도 바꿀까

쿠팡의 퀵커머스 전략은 상품 카테고리를 짧은 시간에 늘릴 수 있는 데다, 별도 물류센터 투자 없이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대량 패킹, 배송관리 등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소상공인 입장에서도 기존 오프라인에 한정되던 판로를 확장할 수 있다. 꽃이나 문구 등 급한 상품을 빠르게 받으려는 소비자들의 수요도 충족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배달의민족 B마트나 컬리 등 물류센터에서 배송하는 방식이 아닌 입점 매장을 통해 퀵커머스를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직접 물류센터에서 배송하는 이츠마트 서비스를 종료하면서다.

만약 이 같은 방식이 뚜렷한 성과를 낸다면 다른 배달앱들도 자영업자 입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퀵커머스 시장에서는 선두라고 부를만한 플랫폼이 없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퀵커머스의 또 다른 이슈인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공생이라는 취지에서 일부 해소할 수 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지역 소상공인, 자영업자, 편의점주 등 일상에서 필요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업주들이 쿠팡이츠에서 판로 확대가 가능한 쇼핑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는 단계"라며 "다양한 판매자와 협업 방안을 모색해 나가면서 서비스 적용 지역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팡이 '쿠팡이츠 쇼핑'을 통해 일반 상점을 입점시켜 다양한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은 쿠팡이츠 쇼핑 카테리고 메인화면. [사진=쿠팡이츠 갈무리]
쿠팡이츠가 쇼핑 카테고리에 소상공인을 입점시키면서 배달 라이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배달 라이더가 음식을 배송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결국 배달앱이 이끄는 퀵커머스⋯"수수료 갈등 불가피"

다양한 업종의 소상공인들이 입점하면 기존 중개수수료 갈등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온다. 수년 전부터 제기된 배달비 수수료 문제는 온전히 해결하지 못한 채 쳇바퀴를 돌고 있다. 쿠팡이츠는 현재 프로모션을 통해 쇼핑 카테고리 수수료를 기존 시장 평균치보다 낮게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퀵커머스 확장 다툼이 플랫폼 멤버십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고, 향후 소비자들에게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 나온다. 쿠팡이츠, 배민 등 대부분 플랫폼은 유료 멤버십 가입자에게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빠른 배송이 단순한 편의를 넘어 멤버십을 가입하는 이유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인데, 빨라지는 속도만큼 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장신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관련 보고서를 통해 "퀵커머스는 오프라인 소매업계뿐만 아니라 기존 이커머스의 한계를 극복하며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는 신속한 배송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으나 기존 오프라인 유통채널과의 관계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퀵커머스 이용자 특성, 경쟁 구도를 파악하고, 수익모델과 정책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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