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마라톤·헬스 등 운동에 따른 지구력·근육·단백질 대사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패치’가 나왔다. 앞으로 만성질환 관리, 약물 반응 추적, 차세대 바이오마커 발굴 플랫폼으로 확장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혈액 검사 대신 땀만으로도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달리기, 마라톤, 헬스 등 운동 중 신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이제는 피부에 부착한 패치 하나로 분석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이 땀만으로 체내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패치’를 개발했다. 만성질환 관리와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기술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모세관 파열 밸브에 기반한 세밀한 미세유체 채널을 설계해 순차적 땀 수집을 구현했다. 이를 바탕으로 운동과 식단에 따른 건강상태를 알아볼 수 있다. [사진=KAIST]](https://image.inews24.com/v1/04abee3027212d.jpg)
KAIST(총장 이광형)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이 땀 속 여러 대사산물을 동시에,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웨어러블 센서를 개발했다고 7일 발표했다.
최근 땀 속 대사산물을 분석해 인체의 정밀한 생리학적 상태를 모니터링하려는 웨어러블 센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존의 형광 표지나 염색을 거치는 ‘표지(label)’ 기반 센서나 ‘비표지(label-free)’ 방식은 효과적 땀 수집과 제어에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 인체에서 시간에 따른 대사산물 변화를 정밀하게 관찰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피부에 직접 부착하는 얇고 유연한 웨어러블 땀 패치이다. 이 패치에는 땀을 모으고 미세한 통로와 빛을 이용해 땀 속 성분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초미세 ‘나노플라즈모닉 구조’가 함께 탑재돼 있다.
이 시스템으로 한 번의 패치 착용으로 땀 속 여러 대사 성분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다. 나노 크기의 금속 패턴이 빛과 상호작용해 땀 속 분자의 존재나 농도 변화를 고감도로 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광학 센서 구조로 이뤄졌다.
이 패치는 빛을 나노미터(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크기) 수준에서 조작해 분자의 성질을 읽어내는 ‘나노광학 기술’,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란 채널 속에서 땀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미세 유체 기술’을 접목해 구현됐다.
하나의 땀 패치 안에 시간 순서대로 땀을 채집할 수 있는 미세유체 기술을 접목했다. 다양한 대사물질의 체내 변화를 쉽게 측정할 수 있다. 패치 내부에는 6개~17개까지 챔버(저장 공간)가 있다. 운동 중 분비되는 땀이 순차적으로 각 챔버에 채워지는 미세유체 구조로 설계됐다.
연구팀은 실제 사람에게 적용해 운동할 때 나오는 땀 속에서 시간이 지나며 달라지는 성분 변화를 연속적으로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 동시에 두 가지 정도 성분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요산, 젖산, 티로신 등 대사·운동·질환과 관련된 중요한 바이오마커인 세 가지 대사 물질이 운동과 식단에 따라 어떻게 변화되고 동시에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달리기, 마라톤, 헬스 등 운동 중에 발생하는 지구력과 근육량 변화를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치 변화를 통해 통풍·간기능 이상·신장질환 등 잠재적 위험도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 분석 기법을 적용해 땀 속에 혼합된 복잡한 성분들 가운데서도 원하는 대사산물의 신호를 정확하게 분리해 내는 데 성공했다.
정기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액을 채취하지 않고도 땀 패치만으로 체내 대사 변화를 시간에 따라 정밀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이를 통해 일상적 건강 모니터링은 물론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근육 변화와 질환 감지까지 가능해졌고 앞으로 만성질환 관리, 약물 반응 추적, 환경 노출 모니터링, 대사성 질환의 차세대 바이오마커 발굴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명: All-Flexible Chronoepifluidic Nanoplasmonic Patch for Label-Free Metabolite Profiling in Sweat)는 전재훈 박사과정생이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8월 2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