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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 PEF와 애경산업 '찍먹'…'꿩 먹고 알 먹고'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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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2조 들고도 컨소시엄 선택…리스크 최소화 vs 프리미엄 논란
테스트베드 삼아 FI 지분 흡수할까…협상 막판 변수는 AK에 달려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태광산업이 애경산업을 교두보 삼아 뷰티·소비재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이번 인수전에서는 직접 투자가 아닌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잡은 컨소시엄 방식을 택해 리스크와 재무 부담을 최소화했지만, 이런 구조가 AK홀딩스 입장에선 달가울 리 없어 협상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새어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태광산업과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태광 컨소시엄은 AK홀딩스로부터 애경산업 지분 약 63%를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선 애경산업의 시가총액을 4300억원으로 계산할 때,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인수 가격이 5000억원 초반에서 6000억원 초반에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태광산업 CI와 애경산업 CI. [사진=각 사 제공]
태광산업 CI와 애경산업 CI. [사진=각 사 제공]

컨소시엄에서 태광산업의 정확한 지분율과 사모투자펀드(PEF)의 역할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태광산업이 적은 지분을 투자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고, 자금의 상당 부분은 FI인 PEF가 부담하는 구조로 보여진다. FI가 엑시트(exit)하는 시점에 전략적 투자자(SI)인 태광이 최종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전형적인 '단계적 바이아웃(Phased Buy-out)'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재무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신사업 테스트베드(Test Bed) 성격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업계에서 흔히 목격되는 M&A 패턴이다. 실례로 구다이글로벌도 티르티르를 인수할 당시 더함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한 뒤, 7개월이 지나 잔여 지분을 매수해 경영권을 가져갔다. 애경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한 뒤, 성과가 확인되면 FI 지분을 단계적으로 흡수하는 수순이다.

6월 말 기준 태광산업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조17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막대한 현금을 쥐고도 FI를 끌어들인 배경에는, 신규 산업 투자 실패 시 감당해야 할 재무적 손실과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출구 전략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4년 연속 누적된 영업손실로 현금을 벌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금성 자산의 최소 20% 이상을 M&A 자금으로 쏟는 건 부담이 적지 않다.

하지만 컨소시엄과 AK홀딩스 간 막판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어 태광산업이 M&A 경로를 선회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AK홀딩스 관계자는 "태광산업 컨소시엄을 인수 대상자로 확정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아직 논의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태광산업 측도 "컨소시엄 측이 우선협상자 선정에 대한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AK홀딩스 입장에선 태광산업이 PEF와 컨소시엄을 꾸려 적은 자본으로 일부 경영권을 획득하는 방식이 애경산업의 경영 안정성을 저해하거나, 경영권 충분히 프리미엄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우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상법상 33% 이상을 확보하면 합병·분할 등 중요 안건을 막을 수 있어 실질적 경영권 지분으로 평가된다. 이 기준에 미달하면 단순 소수 지분투자에 불과, M&A에서 매도자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충분히 요구하기 어렵다. 결국 이번 거래에서 태광 컨소시엄의 실질 지분 구조가 프리미엄 수준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진 태광산업 컨소시엄과 AK홀딩스 간 의견 조율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협상 방식에 따라 이번 딜이 단순한 '찍먹'에 그칠지, 태광의 신성장 동력이 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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