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건설 현장의 근로자 사망사고에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이 전국 모든 현장의 작업을 중단하는 비상 조치를 취했다. 중대재해 이슈가 전 산업계에 걸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물산도 비껴가지 못하게 됐다. 삼성물산의 정비사업 수주전 등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 쏠린다.
30일 오후 2시 무렵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잠실래미안아이파크(잠래아)'는 비교적 조용했다. 외곽 도로를 지나는 교통소음 외에는 현장을 마무리하느라 움직여야 할 중장비가 눈에 띄지 않은 영향이다. 현장 외곽 펜스를 한바퀴 둘러보니 각 세대마다 섀시 설치가 마무리 단계이고 외부 도색도 상당부분 진행돼 있었다.
오는 12월 입주를 앞둔 상황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막바지 공사가 한창 진행돼야 하는 시기임에도 움직임이 있는 곳은 제한적이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잠실래미안아이파크에서 현대산업개발 구간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25.10.30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72d2667144cfc2.jpg)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잠실래미안아이파크에서 현대산업개발 구간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25.10.30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490f7ea63fdb1a.jpg)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공동 시공을 맡은 가운데, 이날부터 삼성물산이 담당하는 부분은 공사가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 단지는 옛 잠실진주아파트를 허문 자리에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짜리 23개동, 총 2678가구 규모로 들어선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현대산업개발이 맡은 구간만 공사를 진행 중이며, 삼성물산 담당 구간은 작업을 중단한 상태”라며 “현장에서는 안전교육과 안전점검만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잠실래미안아이파크에서 현대산업개발 구간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25.10.30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dc16a8a10554d1.jpg)
삼성물산이 단독 시공 중인 현장은 아예 출입문을 잠겨 있다. 이날 오전 9시30분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도곡삼호아파트 재건축) 현장은 적막했다. 공사장 출입구는 모두 굳게 닫혀 있었고, 현장에는 차량과 인원 이동을 관리하는 유도원 2명만이 지키고 있었다.
삼성물산은 이번 모든 현장의 작업 중단이 입주 일정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작업을 중단했지만, 향후 입주 일정에 영향이 없도록 추가 인력 투입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공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사고 대응이 최우선이라는 점에서 전국 현장을 멈춰세우고 미진한 부분을 살펴보는 중"이라며 "앞으로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잠실래미안아이파크에서 현대산업개발 구간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25.10.30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05ab2d29ea0536.jpg)
건설업계는 현장의 인명사고가 지속해서 발생하면서 동병상련의 심경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보면서도 삼성물산이 어느때보다 공격적인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에 나선만큼 수주영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개포우성4차,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에 삼성물산이 참여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물산 ‘래미안’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수주경쟁에 활용하고 있다. 부동산R114와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실시한 ‘2025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조사에 따르면, 종합 순위에서는 GS건설이 1위를 차지했지만 정비사업 시공 브랜드 부문에서는 삼성물산 래미안(26.0%)이 1위를 기록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7조5501억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내달 여의도 대교아파트 조합의 시공사 총회를 통해 약 7500억원 규모의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하면, 누적 수주액은 8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편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PSM타워’ 신축 현장에서 지난 29일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 1명이 굴착기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는 사고 당일 입장문을 통해 “사고 현장과 전국 모든 건설 현장의 작업을 중단하고, 특별 안전교육과 긴급 안전점검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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