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중동 상황 악화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에 석유 제품 '최고가격제'를 신속히 추진하고, 유류세 인하 폭 확대와 소비자 직접 지원 등 부담 완화 방안을 폭넓게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여기에 조기 추경(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중동발 경제 위기 상황에 모든 가용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9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ad0e543e1d26c.jpg)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중동 상황 비상경제점검회의' 브리핑에서 "정부는 정유사나 주유소들이 가격을 올릴 때는 빨리 올리고, 내릴 때는 천천히 내리는 비대칭성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오늘 회의에서 석유 제품의 비정상적 가격 결정을 방지하고 가격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가격제'의 구체적인 시행 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졌다"며 "이 대통령은 이를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산업통상부에서 석유사업법에 근거해 이번 주 내로 최고가격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고시, 제정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며 "늦어도 이번 주 내에는 시행할 예정이다. 고시 절차를 아주 초스피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가격은 '2주' 간격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김 실장은 "기본적으로 '2주 주기'로 설계하려 한다"며 "일정 상황이 발생하기 이전 가격을 기준으로 삼으면 첫 번째 최고가격은 지금 시중에서 소비자들이 맞닥뜨린 가격보다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가격을 결정하고 장기간 유지하기보다는 2주 간격으로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정하며 충격을 완충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김 실장은 "실효성 있는 제도 시행을 위해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는 없는지, 담합·세금 탈루 등 시장 교란이나 불법 행위에 대해 공정위와 국세청 등을 중심으로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정유사가 이번에 급작스럽게 가격을 올린 것에 대해서는 본인들이 나중에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들여다볼 것이다. 이전 우크라이나 전쟁 시기와 달리 하루이틀 사이에 그렇게 올렸는지 본인들이 나중에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외에도 유류세 인하 폭 확대 조치, 유류 소비자에 대한 직접 지원 조치 등 유류가 상승에 따른 경제 주체들의 부담 완화 방안을 폭넓게 검토해 볼 것을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9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7111fd020bbc8d.jpg)
원유 수급 방안도 함께 점검했다. 김 실장은 "호르무즈 봉쇄의 영향을 받는 원유 도입량은 매일 170만 배럴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1. 9억 배럴의 석유를 비축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으로 208일 지속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현재 중동 상황의 장기화에 대비한 시나리오도 설명했다. 김 실장은 "산유국들과 공동으로 비축하고 있는 물량 0.2억 배럴도 우선 구매권을 행사하면 우리가 인수할 수 있고, 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국내로 돌릴 수 있다"며 "호르무즈 물량을 대체할 공급선 확보를 위해서도 민관이 함께 총력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전략적 협력 관계에 있는 나라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중동 이외 지역으로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해 상황이 장기화되더라도 수급 차질이 없게 하겠다"고 했다.
국제 유가 상승의 충격이 금융·외환 시장을 직격한 데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최근 주가와 환율 등 금융시장 지표가 중동 상황 장기화 우려 확산으로 국내 경제의 펀더멘탈 대비 과도하게 괴리된 측면이 있다는 인식하에, 시장 상황에 따라 '100조 + α' 규모의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김 실장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외환 시장 안정 세법 개정안과 한미 전략투자특별법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키기 위해 국회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며 "국민연금의 '뉴 프레임워크'도 신속히 마련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중동 상황 장기화에 따른 재원 소모에 대한 추경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실장은 "최고가격제를 시행해야 하는 상황이고, 직접 타격을 받는 산업도 있고, 소비자들도 있다"며 "이번 충격에 대한민국 경제가 큰 피해를 입지 않게 잘 헤쳐나가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됐고, 거기에 따라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면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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