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SK하이닉스가 스페인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세미다이내믹스에 투자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13일 세미다이내믹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달 세미다이내믹스가 진행한 펀딩 라운드(자금 조달)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회사 측은 차세대 기술 관련 시장 리서치(연구) 차원의 소액 투자라는 입장이다.
![개방형 아키텍처인 '리스크-파이브(RISC-V)' 반도체를 형상화한 이미지. [사진=세미다이내믹스 홈페이지 캡처]](https://image.inews24.com/v1/d6ce6b9a5f619b.jpg)
세미다이내믹스는 개방형 명령어 구조인 '리스크-파이브(RISC-V)' 기반 프로세서 설계 기술(IP)을 보유한 팹리스다. AI 연산 구조에 맞춰 칩을 설계할 수 있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특히 이 회사는 자체 설계 자산(IP)인 '가질리온(Gazzillion)'을 기반으로 메모리 활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아키텍처(칩 구동 방식을 정해주는 지침)를 구축하고 있다.
기존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 구조 대비 더 큰 메모리 용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해당 기술은 일종의 '두뇌' 장치인 연산 코어부터 텐서 연산 유닛, 데이터 흐름을 담당하는 메모리 서브시스템 전반에 적용돼 칩 전체의 처리 효율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개방형 아키텍처인 '리스크-파이브(RISC-V)' 반도체를 형상화한 이미지. [사진=세미다이내믹스 홈페이지 캡처]](https://image.inews24.com/v1/3cd243f90640a2.jpg)
세미다이내믹스는 최근 TSMC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활용한 칩 테이프아웃(설계완료)을 완료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설계는 영국 팹리스 '암(ARM)' 기반 등에서 비용이 많이 들지만, RISC-V는 개방형(오픈소스)이라 비용 부담이 적다"며 "AI 연산에 맞게 원하는 구조로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 구조를 단순화하고 필요한 기능 위주로 구성할 수 있어 소비전력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며 "AI 반도체를 효율적으로 설계하려면 이런 설계 방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HBM을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RISC-V 설계 역량을 가진 팹리스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투자는 그런 방향의 투자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미다이내믹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차세대 AI 인프라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에이전틱(Agentic) AI 확산으로 추론 과정이 길어지면서, 연산 성능보다 메모리 용량과 데이터 이동 효율이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기존 HBM 기반 시스템 대비 더 큰 메모리 용량을 지원하는 구조를 통해 대형 모델과 KV 캐시(추론 시 계산된 결과를 저장하는 것), 확장된 컨텍스트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서버 랙당 처리 가능한 사용자 수를 늘려 토큰(인공지능 모델이 처리·생산하는 데이터의 단위)당 비용 절감을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팹리스 엔비디아도 최근 RISC-V 기반 IP 기업 사이파이브의 약 4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