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과 근로자 추정제를 묶은 이른바 ‘권리 밖 노동자 보호 입법’이 당초 목표였던 노동절(5월 1일) 이전 처리에 실패하면서 배달업계를 비롯한 플랫폼 업계가 일단 숨을 돌렸다. 30일 기준 관련 논의가 국회에 계류된 상태지만, 제도 도입 가능성 자체는 남아 있어 업계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그동안 특수고용·플랫폼 종사자 등 기존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했던 노동자까지 보호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두 제도를 패키지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심사가 보류되면서 입법 일정이 미뤄졌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고용형태와 근무방식에 관계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에게 노동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근로자 추정제는 프리랜서·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가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근로자로 간주하고, 사업주가 이를 반박하지 못하면 근로자로 인정하는 제도다.
두 제도가 동시에 도입되면 플랫폼 종사자 상당수가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최저임금, 주52시간제, 퇴직금, 주휴수당, 4대 보험 등이 적용된다.
업계는 비용 부담 확대를 가장 큰 리스크로 본다. 플랫폼 기업이 종사자를 근로자로 채용하거나 이에 준하는 비용을 부담할 경우 주휴수당 약 20%, 퇴직금 8.3%, 4대 보험 사용자 부담분 약 10% 등이 추가돼 인건비가 30~50%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존에 부담이 없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까지 포함될 경우 비용 증가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플랫폼 노동 구조와의 충돌도 쟁점이다. 배달 라이더들은 여러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며 원하는 시간과 지역에서 일하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근로자 지위가 적용되면 특정 플랫폼 소속이 요구될 가능성이 커진다. 근로시간 제한에 따른 수익 감소 우려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일부 라이더 사이에서도 제도 도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소상공인 측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추가 인건비 부담은 폐업과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만 입법 논의가 중단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긴장감은 지속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 설계와 비용 영향 분석, 근로자성 판단 기준 정립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입법이 추진된 측면이 있다”며 “연내 재추진 가능성도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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