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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도체 2강' 외치지만 한국 팹리스는 여전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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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한국 반도체 산업은 지금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 한복판에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핵심 공급망으로 떠올랐다. 반도체 수출은 연일 최대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정부 역시 '세계 반도체 2강'을 강조한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에서도 반도체 수출 회복이 핵심 전제로 깔렸다. 정부는 최근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반도체를 성장 동력으로 제시하며 2% 성장 목표를 내놨다.

하지만 정작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현실은 초라하다. 한국의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점유율은 2% 수준에 머문다. 글로벌 팹리스 상위 10개 기업에 한국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엔비디아·퀄컴·AMD·브로드컴 같은 미국 기업들과 미디어텍 중심의 대만 생태계가 시장을 주도하는 동안 한국은 여전히 메모리에 편중된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팹리스 업계 상황도 녹록지 않다. 국내 대표 팹리스 LX세미콘은 지난해 영업익을 기록했지만 대다수 중소 팹리스는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AI 반도체 시대가 열렸지만 정작 설계 생태계 경쟁력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의미다.

문제는 한국 반도체 산업 구조가 지나치게 메모리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메모리 호황기에는 성장률과 수출이 급등하지만, 업황이 꺾이면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보고서에서 "반도체 호황은 양날의 칼"이라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정책은 여전히 엇박자다. 산업통상부가 추진 중인 'K-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AI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은 당초 1조원 규모로 추진됐지만 최근 예산 적정성 검토 과정에서 감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자동차·LG전자·두산로보틱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까지 연결하는 사업인데 시작도 전에 규모 축소 이야기가 나온다.

AI 시대 반도체 경쟁은 결국 시스템반도체와 팹리스 생태계 싸움이다. 미국은 엔비디아를 키웠고, 대만은 TSMC와 수백개 팹리스 기업이 함께 성장했다. 한국도 이제는 '메모리 강국'을 넘어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확보로 시선을 넓혀야 한다.

업계에서 "팹리스를 키우겠다"는 말은 수년째 반복됐다. 이제 필요한 건 또 하나의 구호가 아니라 실제 투자와 실행력이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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