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고물가 시대 가성비 한 끼로 주목받던 버거 가격이 오르고 있다. 고환율과 재료비, 물류비 등 비용 부담이 누적되면서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서울의 한 롯데리아 매장 앞.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ba7b76bd892582.jpg)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28일부터 단품 버거류 22종의 판매가격을 평균 2.9% 인상한다. 지난해 4월 65개 품목 가격을 평균 3.3% 올린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제품별 인상 폭은 100~300원이다. 대표 메뉴인 리아 불고기와 리아 새우는 단품 기준 각각 100원 올라 5100원에 판매된다.
롯데GRS는 국내외 정세 불안에 따른 환율 영향과 글로벌 수급 불균형 장기화로 물류 수수료 등 제반 비용 부담이 커진 점을 가격 조정 배경으로 들었다.
롯데GRS 관계자는 "가맹점의 이익 보호를 위해 가맹사업자 단체와의 지속적인 논의 끝에 판매가 조정을 결정했다"며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최저임금 및 배달 수수료 인상 등의 인상폭보다 낮은 최소한의 인상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버거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월 햄버거와 음료, 사이드 메뉴 등 35개 품목 가격을 100~400원 인상했다. 평균 인상률은 2.4%다. 버거킹도 지난 2월 와퍼 등 49개 메뉴 가격을 100~200원 올렸다.
맘스터치도 지난 3월부터 43개 품목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 단품은 4900원에서 5200원으로 300원 올랐다. KFC코리아 역시 지난 3월 치킨과 버거 등 23종 가격을 조정했다. 오리지널 치킨은 300원, 다른 치킨 메뉴는 200원씩 인상됐다.

버거는 외식 물가가 오른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한 끼로 소비자 선택을 받았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지역 칼국수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38원으로 두 달째 1만원대를 기록했다. 냉면은 1만2615원, 비빔밥은 1만1692원으로 이미 1만원을 웃돌고 있다. 김밥과 자장면 등을 제외하면 1만원 이하 외식 메뉴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성비 수요가 몰리면서 버거 프랜차이즈의 실적 개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매출 1조4310억원, 영업이익 7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5%, 영업이익은 523% 증가했다. 2024년 8년 만의 흑자 전환 이후 수익성 개선세를 이어간 것이다.
롯데GRS도 지난해 매출 1조1189억원, 영업이익 510억원을 기록하며 8년 만에 매출 1조원대에 재진입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4%, 영업이익은 30.6% 증가했다.
버거킹 운영사 BKR은 지난해 매출 8922억원, 영업이익 429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12.6%, 11.7% 늘었다. 맘스터치도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790억원, 영업이익 897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지만, 업계는 원가 부담이 이어지는 만큼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고환율과 재료비, 인건비, 배달 수수료 등 비용 상승 요인이 누적되면서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대신 할인 행사와 세트 메뉴, 앱 쿠폰 등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 체감 부담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물류비와 원재료 가격 변동성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고환율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제 수급 불안까지 이어질 경우 하반기 외식 프랜차이즈의 원가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버거가 가성비 메뉴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원가와 운영비 부담이 계속 늘고 있는 데다 대외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일부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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