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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한도 '반토막'에 매수포기…세입자들 '월세난민' 내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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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한도 3억원 하향조정…신한·하나·농협 보증제한 동참
매수 포기하고 전세잔류…'전셋값 상승→월세전환' 악순환
월세난민 가속화…"서민 주거비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 30대중반 직장인 A씨는 요즘 대출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10억원대 아파트를 사려던 계획이 은행권 대출 축소 움직임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올해 안에 집을 마련한 뒤 결혼할 생각이었는데 모든 자금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무더기로 축소하면서 내집마련을 계획했던 무주택 실수요자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출한도가 기존 절반수준으로 주저앉자 매수예정자들이 주택구입을 대거 미루거나 포기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렇게 집 사기를 포기한 수요가 전세시장에 그대로 머물면서 전셋값을 끌어올리고 결과적으로 서민들을 반전세나 월세시장으로 떠밀어내는 '주거 하향 도미노' 현상이 짙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북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오피스텔) 모습. 2025.10.15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북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오피스텔) 모습. 2025.10.15 [사진=연합뉴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한도를 최대 3억원으로 전격 하향 조정했다. 기존에는 수도권 및 규제지역내 15억원이하 주택구입시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이번 조치로 대출 상한선이 절반인 3억원으로 주저앉게 됐다.

당장 수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추가로 융통하지 못하는 실수요자들은 매수계획을 철회해야 하는 처지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대출 문턱을 높이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신규가입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MCI와 MCG는 주담대를 실행할 때 소액 임차보증금만큼 차감돼 대출한도를 보완해 주는 보증상품이다. 신한은행이 보증상품 취급을 막아서면서 수요자들은 서울 아파트 기준 최대 5500만원, 경기 아파트 기준 4800만원가량 대출한도가 줄어들게 됐다.

앞서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도 관련 보증 취급을 중단한 바 있어 사실상 5대 시중은행 대출 문턱이 모두 높아졌다.

이번 조치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대출한도 적용기준이 계약일이 아닌 '은행 서류 접수일'이기 때문이다. 매수자가 집을 이미 계약했더라도 대출신청을 끝내지 않았다면 삭감된 한도를 적용받는다.

은행권이 선제적 대출 조이기에 나선 배경에는 금융당국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89조4000억원으로 한달새 7조6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이는 1년10개월만에 가장 큰폭으로 불어난 수치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주택 거래량 증가세가 시차를 두고 가계부채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금융권에 강도 높은 자율관리를 주문한 상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대출규제 여파가 전세시장을 가장 먼저 자극할 것으로 우려했다. 주택구매를 계획했던 매수대기층이 자금부족 탓에 전세세입자로 잔류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기 때문이다.

무주택자가 매매시장에서 전세시장으로 대거 유턴하면 가뜩이나 매물이 부족한 임대차시장 수급 불균형은 극에 달하게 된다. .

실제 전세시장은 이미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직전주 대비 0.31% 상승하며 60주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전셋값 폭등이 유발할 2차 파장이다. 서민들이 전세 보증금 상승분을 감당하지 못할 경우 결국 반전세나 월세시장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다.

이미 시장에선 전세매물이 빠르게 말라붙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2만258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18.7% 급감했다.

반면 같은기간 월세매물 비중은 가파르게 치솟았다. 올 1~5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1.3%를 기록해 전년동기 보다 7.3%p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은행권의 섣부른 대출규제가 실수요자 주거사다리를 끊어버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면서 "매수포기가 전세폭등으로 다시 전세폭등이 월세전환으로 이어지면서 서민 주거비용 부담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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