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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예산 맞추려 "국평 포기"⋯성북구 집값 폭등에 '내집 공식'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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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성북구 상승률 8%로 서울 최고…길음 84㎡ 20억원 육박
자본 그대로인데 집값만 수억 '껑충'…생활권 묶여 평수하향 속출
주택면적 사수하려 장위동行…입주권 매매가 1년새 2억원 급등
종암·월곡·정릉 구축 대단지로 확산…추격매수 대신 예산맞춤형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아이 학교가 여기에 있고 출퇴근 동선도 익숙해서 길음동을 떠나기는 싫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예산이 14억~15억원이면 지난해에는 신축 전용 84㎡도 노려볼 만했지만 지금은 신축 전용 59㎡를 보거나 월곡·종암·미아동 구축 전용 84㎡로 눈을 돌려야 하는 처지입니다."

20일 서울 성북구 길음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내집마련 상담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로 이른바 '국민평형(전용 84㎡)' 진입포기 현상을 꼽았다. 성북구 주요 단지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이 기존 생활권을 유지하는 대신 주택면적이나 연식을 낮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5.07% 상승했다. 이중 성북구는 7.99%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북구 아파트 가격은 7월 둘째주에도 길음·돈암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0.49% 상승하며 서울 평균 상승률 0.30%을 크게 웃돌았다.

현대백화점 미아점 바로 앞에 위치한 롯데캐슬 클라시아 전경. [사진=김민지 기자]
현대백화점 미아점 바로 앞에 위치한 롯데캐슬 클라시아 전경. [사진=김민지 기자]

이 같은 상승세를 이끈 주역은 길음뉴타운이다. '래미안길음센터피스'와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는 최근 18억원대에 실거래됐으며 현재 호가는 2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 단지들과 가격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길음뉴타운 6·8·9단지 전용 84㎡ 매매가는 현재 14억~15억원선에 형성돼 있다. 같은면적이라도 준공연도와 상품성에 따라 매매가격이 3억~5억원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길음동 공인중개사 A씨는 "수요자가 14억~15억원 예산을 쥐고 있으면 신축 전용 59㎡와 기존 뉴타운 전용 84㎡를 놓고 저울질하게 된다"며 "실수요자들은 생활권을 바꾸기보다 면적이나 연식 가운데 하나를 양보하는 선택을 주로 내린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 미아점 바로 앞에 위치한 롯데캐슬 클라시아 전경. [사진=김민지 기자]
현대백화점 미아점 뒤쪽에 보이는 래미안길음센터피스 단지. [사진=김민지 기자]

주택면적을 포기하지 못하는 수요자들은 장위뉴타운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길음동 신축 전용 59㎡ 가격과 장위동 신축 전용 84㎡ 가격이 15억~16억원대에서 서로 맞물리기 때문이다.

실제 '장위자이레디언트'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 5월 16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6월보다 2억원 상승했다. '꿈의숲아이파크' 동일면적은 12억2000만원에서 16억2000만원으로 급등했고 '푸르지오라디우스파크' 전용 84㎡ 입주권 역시 15억5000만원까지 몸값을 올렸다.

장위동 한 공인중개사 B씨는 "길음동 신축 전용 59㎡를 알아보던 매수고객이 비슷한 금액으로 장위동 신축 전용 84㎡를 매입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지역을 넘어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만 장위뉴타운내에서도 신축아파트 가격부담은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장위10구역을 재개발하는 '장위마크원푸르지오' 전용 84㎡ 일반분양가는 최고 17억원대로 책정됐다.

B씨는 "청약 당첨자중 일부는 송파구 가락동이나 강동구 명일·고덕동 구축아파트를 함께 비교 분석하는 경우도 있다"며 "수요자들이 장위동 신축 전용 84㎡와 송파·강동 소형평형 또는 구축단지를 놓고 저울질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장위뉴타운은 8·9·10·14·15구역 등 정비사업이 동시에 궤도에 올랐다. 기입주단지 시세가 뛰면서 사업 초기단계에 있는 구역 다세대주택과 입주권에도 매수문의가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 미아점 바로 앞에 위치한 롯데캐슬 클라시아 전경. [사진=김민지 기자]
보문파크뷰자이 일대. 단지는 6호선 창신역과 우이신설선 보문역, 2호선 신설동역을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 입지를 갖추고 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보문동 일대는 상대적으로 진입가격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문파크뷰자이' 전용 84㎡ 시세는 약 13억9000만원 수준으로 길음동 신축단지보다 5억~6억원, 장위동 신축단지보다는 2억원가량 저렴하다. 이 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13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보문동은 종로 등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고 지하철 6호선과 우이신설선 이용이 편리하다는 장점을 지녔다. 다만 이 지역은 길음·장위동처럼 대규모 뉴타운이나 신축 대단지가 시세를 주도하는 구조는 아니다.

보문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길음동과 장위동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이후 보문동을 찾는 매수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다만 추격매수에 나서기보다는 본인 예산에 맞춰 지역등급을 낮춰 진입하려는 수요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풍선효과는 종암·월곡·정릉동 및 강북구 일대 구축 대단지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실수요자들은 종암동 '래미안라센트'나 강북구 'SK북한산시티' 등 상대적으로 가격 진입장벽이 낮은 단지들을 함께 살피고 있다.

길음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자 자기자본은 그대로인데 집값은 불과 몇 달 사이에 2억~3억원 올랐고 가계대출 심사마저 한층 까다로워졌다"며 "실수요자들이 부족한 자금을 대출로 채우기 어려워지자 전용 84㎡ 대신 전용 59㎡를 선택하거나 외곽 구축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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