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정부 주택공급 확대 정책을 전담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2028년부터 해마다 10만가구이상 착공에 나설 경우 2030년 LH 부채는 373조원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기존 매입임대주택 장기공실은 2021년이후 최대규모로 늘었다. 막대한 재무위험을 감수하며 추진한 정책임 만큼 단순 물량달성을 넘어 수요와 입지를 고려한 공급효율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1-2 한국토지주택공사(LH) 유휴부지 전경. LH는 이곳에 공공임대주택 약 300가구를 공급하려다 사업을 중단한 뒤 4024억원대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사진=LH]](https://image.inews24.com/v1/fcef85305dba9f.jpg)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H는 올해 5만가구를 시작으로 내년 7만6000가구를 착공한 뒤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10만가구이상 착공할 계획이다. 연간 발주 규모 역시 올해 14조9000억원에서 내년 25조7000억원으로 늘리고 2028년부터는 매년 30조원 안팎으로 확대된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8·13주택신속공급방안'에 따라 공공 주도 주택공급을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LH 역할도 커졌다. 정부는 수도권 신규택지 10만가구를 포함해 건설형 공공주택 착공물량을 기존 계획보다 18만가구 확대하기로 확정했다. LH는 공공택지와 도심권, 신축매입 등을 활용해 2030년까지 연평균 12만가구 수준 주택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규모 자금투입이 불가피해지면서 LH 재무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2030년 공공기관 중장기재무관리계획'을 보면 LH 부채는 올해 197조5000억원에서 2030년 372조8000억원으로 175조3000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같은기간 부채비율은 250.6%에서 351.2%로 100.6%포인트(p) 상승한다.
LH 부채 증가 규모는 전체 공공기관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중장기재무관리계획 대상 37개 공공기관 부채는 올해 778조3000억원에서 2030년 997조4000억원으로 219조1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LH 증가분이 약 80%를 차지한다. 반면 LH를 제외한 나머지 36개 기관 부채비율은 같은기간 196.8%에서 176.2%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LH 재무부담 확대 배경으로 신규주택 착공물량 증가와 신·구축 매입임대사업 확대를 꼽았다. 주택공급을 위해 초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다 임대주택은 투자금 회수까지 오랜시간이 걸려 재무부담을 키운다는 분석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1-2 한국토지주택공사(LH) 유휴부지 전경. LH는 이곳에 공공임대주택 약 300가구를 공급하려다 사업을 중단한 뒤 4024억원대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사진=LH]](https://image.inews24.com/v1/5ca5e53a1d5169.jpg)
막대한 자금을 들여 공급을 대폭 늘리는 만큼 실제 주택수요와 입지를 고려한 효율적 공급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기존 매입임대주택에서 장기간 입주자를 찾지 못한 물량이 빠르게 늘어나는 까닭이다.
LH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은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LH 매입임대주택 20만3247가구 중 6개월 이상 비어 있는 장기공실은 8279가구로 집계됐다. 공가율은 4.1%로 장기공실 물량은 통계가 확인되는 2021년 이후 가장 많았다. 2021년말 4283가구이던 장기공실은 지난해 말 6186가구로 늘어난 뒤 올해 6월 8279가구까지 치솟았다.
수도권에서도 장기공실 증가세가 뚜렷하다. 서울·경기·인천 6개월이상 장기공실은 지난해말 1996가구에서 올해 6월 2949가구로 반년만에 47.7% 늘었다. 같은기간 수도권 매입임대주택 재고 증가율이 5.1%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공실 증가속도가 훨씬 가파르다. 비수도권에서는 충남과 세종 공가율이 각각 21%, 23%로 20%를 웃돌았다. 5가구중 1가구이상이 6개월 넘게 비어 있다는 의미다.
매입임대 공실이 발생하는 배경으로는 지역별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꼽힌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7월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LH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보유한 서울 매입임대주택은 강남구보다 금천·강동·구로구 등에 상대적으로 많이 분포했다. 매입임대주택 상당수가 아파트보다 선호도가 낮은 다세대·다가구주택이라는 점도 공실 발생 요인이다.
다만 전국 공가율 4.1% 자체를 공급실패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기존 입주자가 퇴거후 주택정비와 새 입주자모집까지 시간이 필요한데다 일부 장기공실에는 이주자 공급을 위해 의도적으로 비워둔 물량도 포함돼 서다.
정부의 공급확대 방침에 따라 앞으로 LH가 떠안아야 할 공급물량과 재무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주택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공급확대는 필요한 상황이지만 2030년 부채가 37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순히 공급량을 채우는 수준을 넘어 실제 수요가 있는 지역과 주택을 선별하는 작업도 시급하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매입물량을 다소 줄이더라도 수요자들이 입주를 희망하는 주택을 집중 매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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