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가 고성능화·대형화하면서 칩을 받치는 패키지기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AMD 등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여러 칩을 한 패키지에 연결해야 해 기판 면적과 층수, 회로 집적도를 높이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이달 9~11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국제 반도체 기판 및 첨단 패키징 산업전(KPCA Show 2026)'에서 차세대 기판 기술을 선보였다.
!['KPCA Show 2026' 삼성전기 부스(왼쪽)와 LG이노텍 부스. 2026.09.10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5219dbf82ee66.jpg)
삼성전기가 전면에 내세운 것은 2.1차원(2.1D) 패키지기판이다. 현재 AI 가속기에 많이 쓰이는 2.5차원(2.5D)은 GPU와 HBM 등을 대형 실리콘 인터포저 위에 올린다. 여기서 실리콘 인터포저는 반도체 칩과 기판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중간 부품이다.
문제는 수량과 가격이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반도체 칩이 커질수록 인터포저까지 커져야 하는데, 실리콘 인터포저는 면적당 단가가 높은 데다 크기가 커질수록 정상품 비율인 수율이 낮아져 원가 부담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2.1D는 이 부담을 낮추는 기술이다. 삼성전기는 2.5D와 달리 대형 실리콘 인터포저를 없애는 대신, 기판 안에 필요한 부분만 작은 실리콘 브리지(다리)를 넣는 '브리지 임베딩'과 기판 자체에 미세 재배선층(RDL)을 만드는 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KPCA Show 2026' 삼성전기 부스(왼쪽)와 LG이노텍 부스. 2026.09.10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37816ac8150cb.jpg)
이 가운데 브리지 임베딩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EMIB와 같은 방향의 기술이다. 대형 인터포저 대신 필요한 부분에만 실리콘 브리지를 심어 GPU와 HBM 등 칩을 연결한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인터포저를 줄이면 엔비디아나 AMD 같은 고객 입장에서는 원가를 낮출 수 있고 기판 업체는 더 많은 기능을 가져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텔은 기존 EMIB에 실리콘관통전극(TSV)을 더한 차세대 'EMIB-T'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브리지 내부에 TSV를 넣어 기판에서 칩으로 전력을 보다 직접 전달해 전력 효율과 신호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구글도 내년 하반기 차세대 AI 가속기에 EMIB-T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KPCA Show 2026' 삼성전기 부스(왼쪽)와 LG이노텍 부스. 2026.09.10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c40004ed87dda.jpg)
현재 EMIB-T용 기판은 일본 이비덴·신코덴키 등이 공급망을 선점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수년 전부터 관련 기판 샘플을 개발해왔으며 최근 공급망 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도 업계에서는 EMIB-T용 기판 공급망 진입 후보로 거론된다. LG이노텍이 SK하이닉스에 관련 고사양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샘플을 보내 HBM을 실장하는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이번 전시 현장에서 LG이노텍 관계자는 전시된 브리지 구조를 해당 EMIB-T 사업과 직접 연결하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KPCA Show 2026' 삼성전기 부스(왼쪽)와 LG이노텍 부스. 2026.09.10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a5b77b309a8aa.jpg)
LG이노텍은 이번 전시에서 AI 가속기용 대면적 FC-BGA를 처음 전면 공개했다. 현장에는 가로 85×세로 85㎜ 제품과 가로 118×세로 115㎜ 초대면적 제품이 나란히 놓였다. 전시 사양에는 최대 약 120×120㎜, 22층까지 대응 가능한 기술이 제시됐다.
!['KPCA Show 2026' 삼성전기 부스(왼쪽)와 LG이노텍 부스. 2026.09.10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0d433f00b9494.jpg)
LG이노텍 관계자는 "다른 전자부품들은 소형화되는 추세인데 FC-BGA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GPU와 메모리 등 들어가는 칩이 늘고 처리해야 할 데이터와 전력량도 커지기 때문이다. 면적이 넓어질수록 기판의 휨을 잡으면서 미세 회로를 구현하는 기술도 중요해진다.
LG이노텍은 2027년 AI 가속기·서버용 고부가 FC-BGA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패키지솔루션 매출은 9356억원, 영업이익은 9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8%, 94% 늘었다.
삼성전기도 AI 기판 수요 확대에 맞춰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다. 올해 상반기 패키지솔루션 매출은 1조4966억원이며 2분기 매출은 771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 늘었다. 삼성전기는 부산과 베트남을 FC-BGA 양산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외 생산설비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일찍부터 AI·서버용 FC-BGA와 유리기판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강조해왔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도 저희 고객 중 하나"라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등 관계사와 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있고 미국 AI 서버 업체들과도 유리기판·유리 인터포저 사업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이노텍도 생산거점을 넓히고 있다. 베트남 하이퐁에 반도체기판 공장을 증설해 2027년 5월 준공할 계획이다. 새 공장에서는 '무선주파수-시스템인패키지(RF-SiP)'와 '플립칩-칩스케일패키지(FC-CSP)', 'FC-BGA' 등 기판을 생산한다. 구미는 신기술·고부가 제품을 맡는 마더팩토리, 베트남은 생산거점으로 나누는 전략이다.
!['KPCA Show 2026' 삼성전기 부스(왼쪽)와 LG이노텍 부스. 2026.09.10 [사진=권서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d9a7b0ad109db.jpg)
양사가 다음으로 보는 승부처는 유리기판이다. 기존 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코어로 사용해 대면적 기판에서 발생하기 쉬운 휨과 회로 왜곡을 줄일 수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모두 2028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AI칩이 커질수록 이를 받치는 기판도 대형화·고다층화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이 앞선 브리지형 차세대 기판과 유리기판 시장에서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얼마나 빠르게 고객을 확보할지가 다음 경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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