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삼성벤처투자가 최근 3년 연속 대표이사를 교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핵심 임원들이 대표로 이동한 뒤 다시 주요 계열사 보직으로 옮기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삼성 안팎에서는 삼성벤처투자가 미래 기술과 투자 시장을 경험한 뒤 다음 핵심 보직으로 향하는 자리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은 통상 10월께 임원 평가를 본격화하고 11월 말 사장단·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올해도 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삼성 내부에서는 주요 경영진의 거취를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벤처투자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대표를 교체했다.
2023년 말 김이태 당시 삼성전자 대외협력팀장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대표를 맡았고, 2024년 말에는 윤장현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소프트웨어 담당 부사장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말에는 이종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이 대표로 이동했다.
최근 대표들의 재임 기간도 짧았다. 김이태 사장은 약 1년 만에 삼성카드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윤 부사장 역시 1년 만인 지난해 말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삼성리서치장으로 복귀하면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 내부에서는 삼성벤처투자가 핵심 임원들이 다음 보직으로 이동하기 전 새로운 분야를 경험하는 일종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당장 사장 승진이나 적절한 보직 이동이 어려운 부사장급 인력이 현업에서 잠시 벗어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기술과 투자 시장을 폭넓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삼성벤처투자에서 다양한 기술 투자를 경험하며 시야를 넓히는 차원도 있다고 내부에서는 본다"고 귀띔했다.
삼성벤처투자는 삼성 계열사의 전략적 투자를 담당하며 AI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로봇, 바이오 등 그룹의 미래 사업과 연결되는 국내외 기업과 기술을 발굴한다.
최근에는 기술 전문가가 대표를 맡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윤 사장은 타이젠과 사물인터넷(IoT),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을 담당한 기술 전문가다.
현재 대표인 이종혁 부사장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선행기술과 퀀텀닷(QD) 개발을 담당하고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 IT사업팀장 등을 거친 기술통이다.
올해 연말 인사에서는 이 부사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이 부사장까지 1년 만에 자리를 옮기면 삼성벤처투자는 4년 연속 대표를 교체하게 된다.
이 부사장이 현업 주요 보직으로 이동할 경우 삼성벤처투자가 핵심 임원들이 신기술과 투자 경험을 쌓은 뒤 다음 보직으로 향하는 경로라는 평가에도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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