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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공사는 대구로, 지방 몫 7000억은 지켜라”…대구시의회, 정부 향해 ‘두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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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석유공사 통합기관 대구 유치 성명…“가스공사 있는 혁신도시가 합리적 선택”
미래대응기금도 재검토 촉구…“교부세 줄여 중앙이 다시 나눠주면 지방재정 자율성 훼손”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통합 에너지 공기업은 대구로, 지방에 돌아올 재원은 줄이지 말라”

대구시의회가 16일 공공기관 통합과 정부의 재정운용 개편이라는 두 현안을 놓고 동시에 중앙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시의원들이 16일 시의회 본관 앞에서 에너지자원공사 대구 유치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구시의회]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통합으로 추진되는 가칭 ‘에너지자원공사’를 대구에 유치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본회의에서는 미래대응기금 신설에 따른 지방교부세 감소 가능성을 제기하며 제도 재검토를 공식 요구했다.

하나는 공공기관의 ‘자리’를 지키고 끌어오는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지방이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을 지키겠다는 요구다.

대구시의회는 이날 시의회 1층 현관에서 ‘에너지자원공사 대구 유치 성명서’를 발표하고 통합기관의 대구 유치와 국가균형발전 원칙 준수를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성명 발표 사실과 주요 내용은 보도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방안을 발표하면서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통합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통합 방식과 로드맵은 후속 절차에서 마련될 전망이다.

대구시의회는 통합의 안정성과 경제적 효율성, 에너지 정책의 연속성 등을 근거로 통합기관이 대구에 자리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심에는 대구혁신도시에 본사를 둔 한국가스공사가 있다.

시의회는 가스공사가 이미 대구를 기반으로 전국 단위 공급망 관리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기존 인프라와 조직을 활용하는 것이 통합 과정의 혼란과 비용을 줄이는 방안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또 대구의 솔라시티 정책과 탄소배출권 거래사업 추진 경험, 세계에너지총회와 세계가스총회 개최 등을 유치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대구가 통합공사의 ‘최적지’라는 판단은 대구시의회의 유치 논리다. 통합기관의 조직구조와 본사 소재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정부의 후속 결정 과정에서 정해져야 한다.

임인환 대구시의회 의장은 “대구는 에너지 제반 노하우와 관리 기능, 정책적 상징성을 모두 갖춘 준비된 에너지 혁신도시”라며 “에너지자원공사가 설립된다면 대구혁신도시가 합리적인 선택이자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이날 대구시의회의 또 다른 전선은 ‘돈’이었다.

시의회는 제328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제안한 ‘지방자치 흔드는 미래대응기금 재검토 촉구 건의안’을 의결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이 현행 지방교부세 체계에 영향을 미쳐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시의회의 문제 제기다.

정부가 밝힌 미래대응기금 규모는 162조3000억원이다.

정부는 최근 10년 내국세 추세선을 웃도는 추가 세수를 활용해 기금을 만들고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등 분야에 45조4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편성하는 포괄보조 확대 등 지방 지원책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반면 대구시의회가 제시한 계산은 다르다.

대구시가 정부 계획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라는 전제 아래, 기금이 계획대로 운용되면 현행 기준보다 전국 지방교부세가 약 30조5000억원, 대구시 본청은 약 7000억원 감소할 수 있다고 시의회는 주장했다. 이 수치는 대구시 측 추정치로 보도에서도 확인된다.

시의회가 특히 문제 삼는 것은 재원의 ‘총량’뿐 아니라 지방정부의 재정 자율성이다.

미래대응기금 안에 지방계정을 만들어 다시 지방에 돈을 지원하더라도 중앙정부가 정한 사업과 기준에 따라 배분된다면 지방정부가 지역 실정에 맞춰 사용할 수 있는 재원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대구시의원들이 미래대응기금 재검토 촉구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대구시의회]

이에 시의회는 정부에 △미래대응기금 신설로 지방교부세가 감소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 △중앙정부 중심의 획일적인 재정운용 재검토 △지방재정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방정부 의견을 수렴한 운용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건의안은 이날 본회의 의결로 대구시의회의 공식 기관의사로 확정됐으며 정부 등 관계기관에 전달될 예정이다.

다만 미래대응기금을 둘러싼 정부와 대구시의회의 시각은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기금을 미래 성장투자와 재정안정화를 위한 수단으로 설명하면서 지방 우대사업과 초광역특별계정, 포괄보조 확대 등을 통해 지방정부의 자율성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대구시의회는 기존에 지방교부세로 내려올 수 있는 재원을 줄인 뒤 별도의 기금 방식으로 배분한다면 지방재정의 자율성이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결국 두 사안의 승부는 이제부터다.

에너지자원공사는 정부가 최종적인 통합방식과 입지를 어떻게 결정할지가 관건이고, 미래대응기금 역시 국회 예산·입법 과정 등을 거치면서 지방교부세와 지방계정의 관계가 어떻게 설계될지 지켜봐야 한다.

16일 대구시의회가 정부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했다. 공공기관 통합 과정에서는 대구의 기존 기반을 인정하고, 재정 개편 과정에서는 지방이 스스로 쓸 수 있는 몫을 훼손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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