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폴란드를 중심으로 유럽 시장에서 성장한 국내 방산업계가 중남미로 수출 영토를 넓히고 있다. 다만 단순히 완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나 기업의 역량만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금융지원과 정부 간 계약(G2G), 기술이전, 현지 인력 양성 등을 결합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이 21일 국회에서 진행된 '중남미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민관협력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056684a644f89.jpg)
방위사업청과 HD현대중공업,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중남미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민관협력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시장 진출 전략을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중남미 국가의 노후 무기체계 교체 수요가 크다는 점을 기회로 꼽았다. 동시에 수요국들이 완제품 구매를 넘어 현지 생산과 기술이전, 인력 양성, 금융지원까지 요구하는 만큼 수출 방식도 장기적인 산업협력 모델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후 장비 교체 수요"…K방산 새 시장으로
![방산업계 관계자들이 21일 국회에서 진행된 '중남미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민관협력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26f48e499dfba.jpg)
김태곤 방위사업청 국제협력관은 "지금까지 K-방산의 중심은 폴란드였다"며 "K-방산의 앞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위해서는 방산 수출 국가의 다변화, 품목의 다양화가 필요한데 거기에 핵심이 되는 것이 신흥 방산 국가인 중남미"라고 말했다.
그는 중남미 시장의 특수성에 대해 "유럽이나 중동은 항상 주적이 있는 상태에서 방산이 발전해 왔는데, 중남미 시장은 조금 특이하다"며 "페루, 칠레, 콜롬비아, 브라질은 인접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긴장 관계는 있어도 주적, 내지는 심화된 적대관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굉장히 장비가 노후화되어 있다는 것"이라며 "페루는 70년대에 도입된 러시아 T-55 전차를 사용하고 있었고, 80년대에 도입된 미라주 2000 역시 노후화가 돼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부 지원 전략으로는 맞춤형 금융지원 설계, 퇴역 장비 공여 확대, 현지 방위산업 역량 강화 지원, 지속 가능한 협력 기반 구축 등을 제시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이 21일 국회에서 진행된 '중남미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민관협력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9c0201f13d494.jpg)
현대로템 "완제품 수출 넘어 산업협력까지 금융지원"
방산업체들은 실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서준모 현대로템 AD글로벌사업부 전무는 "완제품 중심의 수출에서 현지화 기반의 방산 생태계 구축 전략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런 전환은 중남미 시장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최근 방산 수출 시장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이 21일 국회에서 진행된 '중남미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민관협력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3dc5fe787c450.jpg)
이어 정부 지원과 관련해 "지금은 계약이 끝나고 물자를 수출하는 범위에 한해서 금융지원이 제공이 되는데 페루나 일부 국가들은 산업협력을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금융지원을 요구한다"며 정부 지원의 고도화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국가 전략 수출사업인 방산의 특성을 반영한 별도의 금융지원, 장비 공여 대상 범위 확대로 수요국의 선택 품목 다변화 통한 수출 확대 기반 마련, 개별 무기체계 수출에서 국가 차원의 통합 방산·안보 솔루션 수출로 전환 등의 정부 지원 방향성을 제시했다.
"공장만 지어선 현지화 안 돼"…기술인력 양성 필요
HD현대중공업은 중남미 현지 생산을 확대하려면 설비보다 사람을 먼저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운성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사업지원담당 상무는 단순히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것만으로 현지화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정부 공적개발원조(ODA)를 활용한 '기술인력양성센터' 설립을 제안했다.
송 상무는 "처음에는 현지 업체를 통해 발주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사 및 파일럿 테스트 결과 업체들의 기술 및 생산 역량은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설계, 용접, 도장, 정비 등 핵심 분야의 전문 인력이 부족하고 숙련도 역시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이 21일 국회에서 진행된 '중남미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민관협력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44d032ee31bf9.jpg)
그러면서 "정부 ODA 사업을 통해 기술인력양성센터 구축이 필요하다"며 "해당 센터는 단순한 교육장을 넘어서 현지 인력을 상시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노하우를 축적하며 실무 역량을 강화시키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AI는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를 활용한 G2G 계약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김재홍 KAI 수출사업본부 상무는 "중남미 국가들은 KAI라는 이름, 우리가 만들고 있는 제품에 대해서 신뢰하는 것보다 더더욱 한국이라는 코리아 브랜드를 신뢰한다"며 "G2G 계약에 대한 신뢰성과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G2G로 먼저 유인 후 선정·낙점을 받도록 하고, 그 다음에 협상을 하는 전략으로 진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남미 시장은 노후 장비 교체 수요가 크지만 가격과 금융 조건, 현지 산업 육성 요구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결국 K방산이 폴란드 이후의 성장 시장을 확보하려면 기업의 제품 경쟁력에 정부의 외교·금융·ODA 지원을 결합한 장기 협력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이날 세미나의 공통된 결론이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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