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포인트는 도메인 지식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30년 넘게 축적한 배터리 연구 데이터와 전문지식을 인공지능(AI)에 결합해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막대한 자본과 인력, 컴퓨팅 인프라를 투입하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기보다 외부에서 구하기 어려운 독자 데이터와 현장 연구 경험을 활용해 개발 속도와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재헌 LG에너지솔루션 상무가 21일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코리아 2026' 기조 강연에서 회사의 AI 전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황세웅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9bf3cc7c456b6.jpg)
이재헌 LG에너지솔루션 상무는 21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배터리 코리아 2026' 기조강연에서 "중국도 AI에 상당한 리소스(자원)를 투입하고 있어 인프라 측면에서는 우리가 경쟁하기 쉽지 않다"며 "포인트는 도메인 지식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에 공개된 정보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30여 년 동안 쌓아온 자산과 도메인 전문가들을 활용해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소재 개발과 배터리 설계, 성능·수명 예측 등 셀 연구 전반에 AI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실제 배터리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이온을 저장·방출하는 핵심 소재인 활물질의 표면에 어떤 물질을 코팅할지 AI로 탐색하고, 셀 설계 단계에서 급속충전 성능과 수명 등을 예측하고 있다.
![이재헌 LG에너지솔루션 상무가 21일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코리아 2026' 기조 강연에서 회사의 AI 전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황세웅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0117f630f57cb.jpg)
배터리의 건강 상태(SOH)와 리튬 석출(플레이팅) 등 이상 거동을 사전에 파악해 설계에 반영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기존에는 설계를 먼저 정한 뒤 예상 성능을 확인했다면 앞으로는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을 입력하면 이에 맞는 셀 설계안을 AI가 역으로 도출하는 방식까지 확대한다.
연구실 자동화도 추진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과천 R&D 캠퍼스에 자동화 실험 설비를 순차적으로 구축하고 소재 탐색부터 셀 제작·평가까지 연구 과정에 AI 에이전트를 연결할 계획이다.
이 상무는 "소재 개발 방향을 정하는 에이전트는 이미 연구원들이 사용하고 있다"며 "고객이 요구하는 스펙을 만족하려면 배터리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도출하는 에이전트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AI 전환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거센 추격도 자리 잡고 있다.
![이재헌 LG에너지솔루션 상무가 21일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코리아 2026' 기조 강연에서 회사의 AI 전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황세웅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9a246d2fea2c4.jpg)
이 상무는 "배터리 연구가 한국과 중국의 경쟁 구도로 진행되고 있는데 중국의 인해전술이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업체들이 정부 지원뿐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으며 특허 출원에서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상무는 "매년 새롭게 출원되는 특허 건수를 보면 중국이 우리보다 많다"며 "이런 추세로 간다면 몇 년 안에 특허에서 우리가 1등이라고 자랑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는 AI 전환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배터리 수요처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주요 시장으로 전기차와 AI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꼽으며 향후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으로 시장이 더욱 다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헌 LG에너지솔루션 상무가 21일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코리아 2026' 기조 강연에서 회사의 AI 전환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황세웅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a9b69e5e70671.jpg)
회사는 약 3년 전부터 LFP 기반 ESS 배터리 생산에 나선 데 이어 북미에서도 관련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도심 인근으로 확대되면서 ESS에서도 안전성뿐 아니라 공간 효율과 시스템 비용을 좌우하는 에너지밀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상무는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오랫동안 연구했는지가 강점이었다면 앞으로는 AI를 도입해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연구해야 한다"며 "30년 이상 축적한 자산을 잘 활용해 계속 '오리지널 이노베이터(개척자)'로 남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배터리 코리아 2026'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이차전지 소재·부품·장비·리사이클링 전문 컨퍼런스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AI 전환, ESS, 안전·시험인증, 글로벌 공급망,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등 산업 전반의 현안을 다뤘다.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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