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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EV 효율 가르는 충전 환경…현대차·기아, HEV·EREV로 선택지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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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판매 상위 PHEV 물량 중 급속충전 지원 26%
실제 배출량 인증치의 3~7배…충전 습관이 전동화 효과 갈라
현대차 싼타페 EREV 출격…기아는 HEV 13종으로 확대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의 경쟁력을 가르는 변수로 충전 환경이 부각되고 있다. 엔진과 모터를 함께 갖춰 장거리 운행 부담을 덜었지만 평소 충전을 거르면 전기로 달리는 이점을 충분히 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소비자의 충전 여건과 주행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전기차(EV)와 일반 하이브리드(HEV), PHEV에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까지 갖추는 다동력원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시내 한 전기차 충전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전기차 충전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영국 전기차 충전업계 단체 ChargeUK가 올해 현지 판매 상위 20개 PHEV를 분석한 결과, 해당 모델 판매량 가운데 50㎾ 이상 급속충전을 지원하는 차량의 비중은 26%에 그쳤다.

상위 20개 모델 가운데 26%가 급속충전을 지원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판매량을 기준으로 가중치를 적용한 수치다. 조사 대상 가운데 150㎾ 이상의 초급속충전을 지원하는 모델은 없었다.

PHEV는 평소 출퇴근 등 짧은 거리를 전기로 달리고 장거리에서는 엔진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배터리 전력이 소진되더라도 주유를 통해 계속 운행할 수 있어 전기차보다 충전 부담이 작다.

서울시내 한 전기차 충전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출고를 기다리는 자동차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동 중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 운전자는 충전보다 주유를 선택하기 쉽다. 배터리와 모터를 탑재하고도 실제 운행에서는 휘발유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급속충전 지원 여부만으로 PHEV의 효율성을 단정하기도 어렵다. PHEV는 전기차보다 배터리가 작고 주거지나 직장에서 장시간 충전하는 방식으로 설계된 모델이 많다. 집이나 직장에 충전기가 있는 운전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느린 교류(AC) 충전도 큰 불편이 아닐 수 있다.

결국 PHEV의 활용도는 차량의 전기주행거리뿐 아니라 운전자가 일상적으로 어디에서 얼마나 자주 충전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인증 배출량의 착시…결국 충전이 변수

충전 빈도는 PHEV의 실제 탄소 배출량에도 영향을 준다.

영국 교통부가 최근 공개한 무공해차 의무판매제 검토 문서에 따르면 영국에서 운행되는 PHEV의 실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국제표준시험방식(WLTP)에 따른 인증치의 약 3~7배로 추정됐다.

시험 과정에서 가정한 것보다 운전자들이 PHEV를 자주 충전하지 않아 실제 전기주행 비중이 낮아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인증시험에서는 일정한 충전 상태와 전기주행 비중을 전제로 배출량을 산정하지만 실제 운행에서는 충전을 거른 채 엔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PHEV의 배출 저감 효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신규 등록된 PHEV의 실제 배출량이 평균적인 내연기관차와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약 40% 적은 것으로 평가했다.

PHEV가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배출량을 줄일 수는 있지만 인증치에 가까운 효과를 내려면 지속적인 충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차량을 구매하는 것만으로 전동화 효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닌 셈이다.

서울시내 한 전기차 충전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현대차 충전기 구독 서비스 '마이홈차저' 이미지. [사진=현대차]

현대차·기아의 PHEV도 주거지나 직장에서 정기적으로 충전하는 운행 방식을 전제로 한다.

현대차는 영국에서 판매하는 투싼 PHEV의 충전 방법으로 가정용 충전기와 공공 AC 충전기 등을 안내하고 있다. 기아 스포티지 PHEV는 최대 7.2㎾ AC 충전기를 사용하면 배터리를 10%에서 100%까지 채우는 데 약 1시간40분이 걸린다. DC 급속충전은 지원하지 않는다.

집에서 밤새 충전하거나 직장에 차를 세워둔 동안 전력을 채울 수 있다면 이 정도 시간은 큰 부담이 아니다. 반면 공공 충전소에 의존해야 하는 운전자에게는 충전을 위해 별도의 시간과 동선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 불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부 충전을 하지 않더라도 PHEV는 회생제동과 엔진 발전 등을 활용해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행한다. 다만 외부 전력으로 배터리를 채우는 횟수가 줄어들수록 엔진 사용을 줄이고 전기로 주행할 기회도 감소한다.

HEV·EREV까지 넓힌다…현대차·기아의 포석

PHEV의 효율이 충전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완성차 업체에는 하나의 동력원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충전 기반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외부 충전이 필요 없는 일반 하이브리드로 수요를 확보하고, 충전망이 충분하고 전기차 전환이 빠른 시장에서는 전용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PHEV와 EREV는 전기주행을 선호하면서도 장거리 충전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을 겨냥한다.

서울시내 한 전기차 충전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현대차 홈페이지 내 EREV 설명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싼타페 EREV를 추가할 계획이다. 지난달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미국 앨라배마 공장 생산 계획과 함께 총주행거리 600마일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전기만으로 달리는 거리가 아니라 연료를 활용한 주행까지 포함한 수치다. 일상에서는 전기차와 유사한 주행 경험을 제공하고 장거리에서는 충전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기아는 2030년 일반 하이브리드 제품군을 13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HEV·PHEV·EREV를 합한 연간 판매 목표는 115만대이며, 이 가운데 일반 하이브리드가 110만대다. 중장기적으로 하이브리드 생산능력도 40만대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외부 충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를 주요 판매축으로 키우겠다는 뜻이다.

서울시내 한 전기차 충전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의 제주도 V2G 실증 서비스 현장에서 전기차들이 양방향 충전기에 연결돼 실제 충·방전을 통해 전력을 주고 받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순수전기차 확대도 병행한다. 기아는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100만대로 잡고 제품군을 14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하이브리드 수요에 대응하면서 전기차 전환이 빠른 시장의 판매 기반도 확보하는 전략이다.

여러 동력원을 갖추면 소비자가 충전 환경을 확보할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현재 여건에 맞는 차를 공급할 수 있다. 장거리 운행이 잦은 고객과 도심 출퇴근이 대부분인 고객도 각각 겨냥할 수 있다. 전동화 속도와 이용 조건이 다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데 제품 선택의 폭이 무기가 되는 셈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8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까지 다양한 동력원 선택지를 갖춘 100개 이상의 신차와 부분변경 모델을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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