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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지었는데 돈이 안 돈다"…건설사 '7.6조 미수금' 새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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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우발채무 17조원 감소…수익개선에도 자금부담 여전
준공현장 남은 채권 7.63조…6개월이상 미수 3.21조원
롯데·대우 영업현금 순유출…DL이앤씨 순유입, 회수 차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건설업계가 '준공후 대금회수'라는 새로운 과제를 떠안았다. 공사를 끝내고도 입주지연 등으로 분양대금과 공사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자금이 묶이는 사업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건설사는 영업이익을 내고도 영업활동에서 대규모 현금이 빠져나가는 등 손익과 현금흐름 사이 괴리도 커지고 있다.

1일 NICE신용평가 건설업 분석자료와 주요 건설사 반기보고서를 종합하면 11개사 PF 우발채무는 2024년말 19조2000억원에서 올해 6월말 17조원으로 2조2000억원 줄었다.

분석대상은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 △IPARK현대산업개발 △KCC건설 △코오롱글로벌 △HL디앤아이한라 등 11곳이다.

같은기간 수익성도 개선됐다. 이들 건설사 상반기 매출총이익률은 지난해 8.3%에서 올해 11.0%로 높아졌고 영업이익률도 3.2%에서 4.7%로 상승했다.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수익성 지표는 개선됐지만 현금흐름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 대비 운전자금 부담은 2021년 24.7%에서 올해 6월말 35.3%까지 높아졌다. 202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영업현금흐름도 5조4000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장부상 이익개선이 현금유입으로 온전히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공사를 끝낸 뒤에도 대금을 장기간 회수하지 못한 현장도 적지 않다. 별도로 분석한 신용등급 보유 건설사 21곳 분양사업장 매출채권은 17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준공현장에 남아 있는 채권은 7조6308억원으로 전체 약 43%를 차지했다.

장기 미회수 채권도 상당하다. 준공 후 6개월이상 1년미만 남아 있는 채권은 1조5564억원, 1년이상은 1조6560억원으로 준공한 지 6개월이 넘었는데도 회수하지 못한 채권만 3조2124억원에 달했다. 준공현장 채권 가운데 40% 넘는 금액이 6개월이상 묶여 있는 셈이다.

준공현장에 남아 있는 채권을 모두 미입주 탓으로 볼 수는 없다. 공사대금 지급조건과 사업구조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다만 미분양과 입주지연은 준공이후 자금회수를 늦추는 주요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문제는 분양률만으로 사업장 회수위험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NICE가 분석한 2024~2025년 준공사업장은 지역위험도와 관계없이 분양률이 90%를 웃돌았다. 하지만 입주율은 저위험지역 86.5%, 중위험지역 82.1%, 고위험지역 81.6%에 그쳤다.

고위험지역 분양률이 93.8%에 달했지만 입주율과 격차가 12.2%포인트에 달했다. 계약을 마쳤더라도 실제 입주와 잔금납부까지 상당한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분양과 입주사이 간격이 벌어져 잔금납부까지 늦어지면 사업장 현금흐름에도 차질이 생긴다. 자체 분양사업은 건설사가 받아야 할 분양대금이 묶인다. 도급사업에서는 시행사 자금유입이 줄면서 시공사에 지급해야 할 공사대금까지 밀릴 수 있다.

비주거 시설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났다.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한 생활숙박시설 ‘카시아 속초’는 2024년 준공해 운영을 시작한 뒤에도 일부 수분양자가 계약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잔금납부를 거부하면서 분양대금 회수에 차질을 빚었다.

2024년말 시행사 분양미수금은 441억원, 시공사 공사미수금은 998억원이었다. 서로 다른 법인이 보유한 채권으로 단순합산할 수는 없지만 준공이후 잔금분쟁이 시행사와 시공사 모두에 자금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건설사 재무제표에서도 손익과 현금흐름 사이 괴리가 확인된다. 롯데건설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728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활동에서는 현금 6853억원이 순유출됐다. 충당금 차감전 공사미수금은 지난해말 2조5595억원에서 올해 6월말 3조2288억원으로 약 6693억원 늘었다.

대우건설 역시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2335억원에서 4879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지만 영업현금흐름은 2209억원 순유입에서 9316억원 순유출로 돌아섰다.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 재고자산 증가 등이 현금유출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두 건설사 영업현금 유출을 모두 미입주나 대금회수 지연 탓으로 해석할 순 없다. 건설업은 사업진행 과정에서 공사비를 먼저 투입하는 경우가 많아 사업장별 공정률과 공사비 집행시점, 신규사업 착공 등도 영업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친다.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수원시 영통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반대로 현금흐름이 개선된 건설사도 있다. DL이앤씨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316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042억원 순유입을 나타냈다. 전년동기 134억원 순유입과 비교하면 현금창출력이 크게 개선됐다.

이처럼 같은 시장환경에서도 사업장 구성과 공사비 투입시점, 대금회수 속도 등에 따라 건설사별 현금흐름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대금회수 부담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NICE 중립적 시나리오에 따르면 21개사 미수채권은 올해말 약 19조원까지 증가한 뒤 2027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됐다. 2028년말에도 17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기존 사업장에서 대금을 회수하더라도 신규 준공 사업장에서 다시 자금이 묶이면서 전체 미수채권 감소 속도가 더딜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PF 우발채무가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건설사 재무위험이 해소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초기 자금조달 부담이 일부 완화되는 사이 준공후 매출채권을 얼마나 빨리 현금으로 바꾸느냐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권준성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현재 운전자금 부담은 공사비 투입과 회수과정에서 나타나는 단순한 일시적 시차가 아니라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구조적인 대금회수 지연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금유입 없는 외형성장은 오히려 자금부담을 키우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개별 건설사의 펀더멘털과 유동성 대응여력을 중점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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