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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B] 아이폰17 가격 인상이 내심 고마운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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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벌던 삼성 MX도 메모리값에 휘청…내년 15조 적자 전망까지
아이폰 최대 50만원 인상에 '가격 천장' 쑥…업계 "올릴 여지 생겼다"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1일부터 갤럭시S26 시리즈의 국내 판매 가격을 올렸습니다. 지난 3월 출시한 지 약 7개월 만입니다. 대부분 모델이 14만9600원씩 비싸졌고, 갤럭시S26 울트라 1TB는 27만6100원 올랐습니다.

소비자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지만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애플의 아이폰17 시리즈. [사진=애플 공식 유튜브 채널]

MX사업부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기둥' 같은 사업이었습니다. 반도체가 불황일 때도 갤럭시를 앞세워 꾸준히 이익을 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가격이 치솟으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메모리를 빨아들이면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까지 뛰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2분기에는 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이 전분기보다 80% 이상 오르면서 D램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제치고 스마트폰에서 가장 비싼 단일 부품이 됐습니다.

삼성전자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MX사업부는 올해 2분기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내년 이 사업부에서 15조원대 영업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죠.

메모리값 뛰어도 가격은 못 올리고 '끙끙'

삼성전자의 갤럭시S26 플러스 스카이블루 모델 [사진=삼성전자]

문제는 스마트폰 원가가 올랐다고 제품 가격을 마음대로 올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삼성전자는 특히 가격 인상에 신중했습니다. 국내 갤럭시S 기본형 256GB 출고가는 S23부터 S25까지 3년간 115만5000원으로 묶었습니다. 지난해 나온 S25도 기본형뿐 아니라 플러스와 울트라 256GB까지 전작과 같은 가격을 유지했습니다.

부품값과 환율이 올라도 소비자가 아이폰이나 중국 스마트폰으로 옮겨갈 가능성을 고려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한 겁니다. 올해 S26에서야 기본형 가격을 9만9000원 올렸습니다.

가격을 억누른 건 애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미국에서 기본형 아이폰 가격은 아이폰13부터 아이폰17까지 5세대 연속 799달러를 유지했습니다.

결국 삼성과 애플 모두 부품값이 오르는 동안 소비자 가격을 쉽게 건드리지 못하고 버텨온 셈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더 버티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가격은 평균 15% 올랐습니다. 전체 모델의 40% 이상이 가격을 올렸고, 새로 나온 제품은 전년의 동급 제품보다 평균 25% 비싸졌습니다.

메모리 가격이 스마트폰 업체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의미입니다.

'화끈하게' 가격 인상한 애플

존 터너스 애플 CEO가 지난달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신제품 폴더블 '아이폰 듀오'를 직접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먼저 가격표를 크게 고쳐 붙였습니다.

지난달 국내 아이폰17 256GB 가격을 129만원에서 145만원으로 16만원 올렸습니다. 아이폰 에어 256GB는 20만원, 1TB는 219만원에서 269만원으로 무려 50만원 뛰었습니다.

미국에서도 기존 아이폰 가격이 10~21% 올랐습니다. 신제품이 나오면 기존 아이폰 가격을 낮추던 애플의 기존 방식과 정반대입니다.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애플의 이런 선택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애플이 큰 폭으로 가격을 올리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가격 천장' 자체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메모리 가격이 올라도 소비자 이탈을 우려해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삼성전자와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도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전보다 커졌다는 얘기입니다.

삼성전자가 이날 갤럭시S26 가격을 올린 것도 이런 시장 분위기와 맞물립니다. 그동안 원가 상승분을 상당 부분 떠안아야 했던 MX사업부로서는 그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게 됐다는 후문도 들립니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에서 '갤럭시S 26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특히 중저가 제품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메모리 가격 상승에 더 민감합니다. 제품 가격을 몇 만원만 올려도 '가성비'라는 강점이 흔들릴 수 있어서입니다.

물론 애플이 가격을 올렸다고 모든 스마트폰 업체가 마음 놓고 가격표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격이 오를수록 소비자가 스마트폰 교체를 미루거나 더 저렴한 제품을 찾을 가능성도 커집니다.

그래도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가격은 뛰는데 제품 가격은 마음대로 올리지 못해 속앓이를 해온 스마트폰 업체들입니다.

그런데 5년 가까이 가격을 억눌러온 애플마저 이번에는 큰 폭으로 가격표를 고쳐 붙였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의 '가격 천장'이 한 단계 올라간 셈입니다.

마침 삼성전자도 갤럭시S26 가격을 올렸습니다. 소비자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지만 원가 부담을 떠안아온 MX사업부 입장에서는 가격을 조정할 여지가 전보다 커졌습니다.

삼성에 있어 애플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입니다. 하지만 경쟁사의 가격 인상이 이렇게 반가울 때도 있습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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