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7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과 관련해 아직 북한의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도발 여부에 대해서도 "그 의도에 대해서는 아직 최종 발표가 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대북 강경 대응보다는 남북 간 적대와 대결을 해소하고 평화공존을 정착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여야는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정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비무장지대에서 북한이 매설한 지뢰에 의해 우리 장병들이 부상을 입은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며 "이같은 불행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근본적인 평화를 위한 노력은 더욱 절실해졌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정전 체제하에서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고 적대화 대결이 반복되는 불안정한 상황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로 바꿔야 한다"며 "정부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주도적인 '피스 메이커'로서 한반도 평화 체제를 위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관 보고를 하고 있다. 2026.10.7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42b0080a1a8cd.jpg)
野 "北 지뢰 도발" 공세…정동영 "공격으로 특정 못 해"
이후 이어진 질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북한의 지뢰 폭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정 장관에게 "이번 지뢰 폭발이 사고인가. 도발인가. 입장을 밝히라"고 따졌다. 이에 정 장관은 "의도에 대해 아직 최종 발표가 되지 않았고, 기본적으로 지뢰 폭발 사고로 지금 규정하고 있다"며 "유엔사도 그 의도에 관해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북한의 공격이 아니라 불의의 사고다. 아직 그 원인이, 고의성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라 이해했다. 맞느냐"라며 "지뢰가 고라니를 잡으려고 설치해 놓은 건 아니지 않느냐. 거기에 고의가 없다는 말은 대단히 좀 위험한 말 아닌가"라고 물었다.
정 장관은 "'지뢰 공격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아직은 그렇게 지뢰 공격으로 특정할 수는 없다"며 "지뢰 공격이라고 규정을 해놓으면 이제 왜 대응을 안 하냐고 할 수 있다. '지뢰 공격'이라는 그 의도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이번 지뢰 폭발에 대해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남북 간 '강 대 강' 대결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번 지뢰 사고가 북한의 비무장지대의 불법 지뢰 매설이다. 정전협정 위반이다. 우리 장병과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명백한 북한의 책임이 있다. 그래서 사과해야 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며 "엄중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북 제재만 늘리자고 하는 것도 국민의 민생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다"며 "박근혜 정부 때 목함지뢰 사건이 있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과 남북 철도 도로 연결을 제안했다. 보수 정부에서도 그런 속에서도 평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우 의원의 말에 동의하며 "지금은 '선 대 선'의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며 "'평화가 밥이다'라는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북한의 지뢰 도발, 각종 도발에 대해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혜를 배워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한편으로는 남북 화해, 평화의 분위기 조성을 하는데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관 보고를 하고 있다. 2026.10.7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9f3a4e2dc3954.jpg)
대북 제재 놓고 충돌…정동영 "평화공존과 양립할 수 없다"
대응 수위를 놓고도 여야 간 이견이 이어졌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외교부가 북한 지뢰 도발로 인한 대응책으로 북한의 사이버 해킹 독자 제재를 제안했는데, 통일부가 여기에 반대했다는 게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정 장관은 "연관성이 약하다"며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대응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것이 통일부의 판단"이라고 답했다.
이어 "통일부로서는 제재는 방법이 아니라는 기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며 "평화 공존 정책과 제재는 양립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석열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 핵무기는 평화 공존과 양립하느냐"며 "대북 제재는 (평화 공존보다) 더 큰 모순인 북핵을 없애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다. 대북 제재가 (평화 공존과) 양립 안 한다고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비해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북한에 세게 나가고 싶고 지금 국민감정에서는 그렇게 이야기하는 게 훨씬 더 인기를 얻을 수 있다"면서도 "지금 남북 (대화) 테이블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향으로 가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 초점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대북 제재는 연관성이나 실효성에 있어서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북한을 무서워하거나, 북한에 같이 욕하는 것보다 우리의 안전을 먼저 확보한다면, 우리 지역에 있는 지뢰를 다 제거하는 것에는 더 이상 비판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기헌 민주당 의원도 "북한의 요새화 작업 상황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져 있다"며 "북한의 자극에 대해 부화뇌동하는 모습이 아니라, 지금보다 더 신중하고 이성적인 판단에 기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관 보고를 하고 있다. 2026.10.7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7fb2441dc8f0ac.jpg)
'북송 회유'·'북향민' 놓고 여야 고성
이날 국감에서는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탈북민 북송 회유' 의혹과 정 장관의 '북향민' 용어 사용을 놓고도 고성이 오갔다.
박 의원은 "통일부 정착지원과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손잡고 한국에 정착해 잘 살고 있는 탈북민들을 지속적으로 접촉해 '북한에 다시 가고 싶지 않느냐' 취지의 북송 회유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어오고 있다"며 "제보가 아주 신빙성 있는 소스로부터 들어오고 있는데 총 11명의 탈북민이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정청래 의원이 웃음을 보이자, 박 의원은 "웃지 말라. 이게 웃기는 얘기인가"라며 "이 사람들이 회유를 받으면 하루하루 불안해서 어떻게 살 수 있는지 여러분들이 생각해 봤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본인이 봤을 때 우습다면 웃을 수도 있는 것"이라며 "표정까지 컨트롤하고 제재하고 할 권한은 없다. 상대방 의원에게 강박하고 웃지 말라고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맞받아치며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정 장관이 '탈북민' 대신 '북향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두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탈북민 출신인 박충권 의원은 "당사자를 앞에 두고 그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 명칭을 계속 사용하는 부분에 상당한 모욕감을 느낀다"며 "탈북민 호칭은 비정상적인 북한 독재 체제에 반대해 자유 대한민국으로 찾아왔다는 의지와 결기를 담은 용어인데, 북향민은 북한에 고향을 두고 있는 사람인지 북한을 그리워하는 사람인지도 알 수 없는 용어"라고 했다.
이어 "이 자리에서 계속 통일부 장관이 탈북민을 북향민이라고 호칭할 경우, 사과하고 수정하지 않을 경우 저는 통일부 장관을 북한 대변인이라고 부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여당 의원이 "계속 북향민이라 불러야 되겠다"고 말했고, 박 의원은 "좋다. (정 장관을) 북한 대변인이라고 부르겠다"며 날 선 공방이 계속됐다.
이후 이기헌 민주당 의원이 "국회에 들어오셨으면 국회의원의 일원으로서 행정 부처를 대하셔야 한다"며 "각 부처의 수장들에게 국정감사 자리에서 그런 식의 표현을 하면 국정감사가 무엇 하려고 있느냐. 그냥 정치 공세일뿐더러 본인의 화풀이일 뿐이다. 자제하시라"고 달랬다.
/문장원 기자(moon334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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